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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핑클→뮤지컬 20년' 옥주현 "난 조승우 같은 배우는 아니지만…" [엑'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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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가요계를 주름잡던 원조 요정 핑클 옥주현은 2005년 ‘아이다’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한국뮤지컬대상 여자신인상, 더 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지만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았다.

어느덧 뮤지컬을 시작한 지 20년이 흘렀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진심을 다하는 연기로 뮤지컬 디바로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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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를 처음 시작할 때 뮤지컬 배우로서 고지에 서겠다는 목표가 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스스로 무대에서 부족함, 부끄러움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를 해소하려고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행복했을 때가 더 불행했던 것 같아요. 상을 받을 때는 ‘왜 벌써 주시는 거지’ 싶어 불안하기도 했어요.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때의 생각은 오류였구나 하죠. 그사이에 시련이든 행복이든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내가 큰 존재가 됐나 보다. 조금 더 큰 책임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고 감사하기도 해요.

다 같이 단합해서 하는 작업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함께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작업하게 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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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은 ‘아이다’,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위키드’, ‘마리 앙투아네트’, ‘스위니 토드’, ‘안나 카레니나’, ‘마리 퀴리’, ‘베토벤, ’레드북‘, ’베르사유의 장미‘, ‘마타하리’ 등 굵직한 작품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예전에는 뭘 해야 하는지만 생각한 것 같아요. 지금은 무대 안에서 살고 있어요. 새내기였을 때 선배님들을 보면서 ‘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했거든요. 그런 선배님들처럼 관리를 철저히 해서 오래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런 선배님도 봤고 아닌 선배님들도 봐서 무섭기도 했어요. 저 정도 연륜이 됐을 때 내 보이스를 컨트롤 할 수 없으면 죽고 싶을 것 같더라고요. 뮤지컬 배우인데 노래가 마음대로 안 되면 제대로 무대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20년 동안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전하고 보존하려고 노력했어요.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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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막내에서 베테랑 선배가 된 옥주현은 이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아낌없이 베푼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너 그 배우 알아? 레슨 좀 해줘’라며 메시지를 보내요. 친하지 않아도 후배면 레슨을 해줘요. 그 후배는 어떤 마음으로 받는지 모르지만 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단발성이 아니라 몇 개월을 지속적으로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패티김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물려주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까지 지금의 옥주현일 수 없잖아요. 다른 여성 후배들도 언젠가 만나게 되면 잘 물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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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마타하리’의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투르드 젤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돌아오기까지 너무 기다렸어요. ‘롱디(장거리 연애)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드디어 만날 수 있다니’라는 마음으로 첫 연습을 갔던 게 생각나요. 첫 음악 연습을 다 같이 하는데 근래 십몇 년 동안 연습 중 가장 완벽했죠. 첫 시간에 완벽하기 어려운데 이번 ‘마타하리’는 출발부터 남달랐고 소름 끼치도록 좋았어요. 모든 배우들이 서로 감사함을 전하고 행복하게 공연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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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이 맡은 마타하리는 고혹적이고 관능적인 춤으로 전쟁의 아픔마저도 잊게 만드는 당대 최고의 무희다. 화려함에 가려진 이면에는 마가레타 거트루드 젤르라는 상처 입은 여인의 모습이 숨어있는 인물이다.

옥주현은 초연부터 현재 사연까지 타이틀롤 마타하리로 열연 중이다.

“여성 서사극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훌륭한 여성 배우들이 많다는 것이 세상에 드러나 큰 기쁨을 느껴요. 작품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제가 도구로 잘 쓰여 이바지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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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딘지를 착각하지 않고 명확하게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마타하리’를 비롯해 매 공연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옥주현은 비결을 묻자 “그런 수식어가 너무 무섭습니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떤 작품을 해도 다 솔드아웃시키는 조승우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승우 배우는 정말 존경하고 친애하는 배우예요. 함께 공연하면서 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는데 신뢰를 줄 수밖에 없게 하는 빈틈없는 행동들, 작품을 대하는 마음을 여실히 보여줘요. 그런 동료가 있다는 게 감사해요.

'나도 저런 티켓파워를 갖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수식어가 가끔씩 붙는데 그런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도 있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든 지금까지 쌓아 올린 게 무엇이든 발휘가 잘된다면 (관객이) 무한한 신뢰를 갖고 티켓을 클릭하지 않을까 해요.

‘저 사람이 저 작품을 선택했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야’라며 지갑을 여는 걸 고민하지 않고 열어도 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선택만 하면 의심 없이 영혼을 갈아서 해야죠.”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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