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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1 (화)

김도영·오스틴·강민호·최형우...2024 골든글러브 영광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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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박찬호·하트·구자욱·레이예스·로하스도 수상 영예...

박동원, 김선빈, 박성한, 원태인, 데이비슨 등은 아쉽게 수상 불발

한 해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황급장갑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13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옴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인 KIA 김도영을 비롯해 10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식서 가장 눈길을 끈 건 LG 오스틴이었다. 오스틴은 수상 여부가 명확치 않음에도 시상식 참석 차 미국에서 지난 12일 한국에 입국해 이날 시상식을 찾아 야구 팬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외국인 선수가 비시즌인 12월 한국에서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한 건 이례적이기 때문.

오스틴이 이날 시상식에 온 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스틴은 시상식 전 “올해 초 팬들에게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면 꼭 시상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왔다”며 “아내와 딸이 흔쾌히 시상식에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헛걸음이 아니었다. 올 시즌 리그 타점왕인 오스틴은 288표 중 193표(67%)를 받아 올 시즌 홈런왕인 NC 데이비슨(83표·28.8%)을 제치고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 안았다. 오스틴은 시상 소감으로 “KBO 리그의 일원인 것이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불혹의 나이에도 호쾌한 장타와 특유의 클러치 능력으로 KIA의 올 시즌 통합우승에 기여한 베테랑 최형우는 지명 타자 부문에서 288표 중 137표(47.6%)를 얻어 91표(31.6%)를 얻은 KT 강백호를 제치고 개인 통산 일곱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앞서 2022시즌 지명타자 부문에서 40세5개월에 골든글러브를 탄 이대호를 넘어 40세11개월로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시상 전 “골든글러브 최고령 수상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기록만큼은 꼭 깨고 싶다”고 한 최형우는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다시 이 자리에서 설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우리나라가 많이 힘들지만 야구 팬들이 야구를 볼 때만큼은 행복하시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2루수 부문에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키움 김혜성(175표·60.8%)이 한국시리즈 MVP KIA 김선빈(77표·26.7%)을 제치고 4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유격수 부문은 KIA 박찬호가 154표(53.5%)를 얻어 118표(41%)를 받은 SSG 박성한을 제치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찬호는 “드디어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재능을 가진 선수라 오래 걸렸다”며 “많은 노력을 하는 힘든 시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도와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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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은 예상대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수상이 확실시 되던 김도영은 이날 만장일치 수상에 도전했지만 288표 중 280표(97.2%)를 받아 단 8표가 부족했다. KIA를 상징하는 붉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김도영은 “프로 입단할 때 3루수에 대단한 선배들이 너무 많으셔서 골든글러브 수상은 상상도 못했는데, 받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이번 수상을 마지막으로 들뜬 마음은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올해 받은 트로피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선일보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LG 트윈스 박동원에게 축하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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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의 후보가 경쟁한 외야수 부문에서는 올 시즌 삼성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구자욱(득표율 90.3%)이 통산 세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나머지 두 자리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롯데 레이예스(55.9%), 한국으로 복귀해 KT의 선전을 이끈 로하스(53.1%)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26명의 후보가 경쟁한 투수 부문에서는 NC의 외인 선발 카일 하트 119표(41.3%)를 얻어 다승왕인 삼성 원태인(81표·28.1%), KIA 외인 선발 네일(63표·21.9%)을 제치고 황금 장갑을 차지했다. 지난 2011시즌 이후 삼성 강민호와 두산 양의지가 양분해온 포수 부문은 LG 박동원이 사상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했지만 191표(66.3%)를 받은 강민호가 89표(30.9%)를 받은 박동원을 제치고 개인 통산 일곱번째 황금글러브를 품었다. 강민호가 수상 소감으로 “상을 탈 줄 몰랐다”고 하자 객석에선 “에이~”하는 장난스런 아유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강민호는“수상 못할 줄 알고 가족들이 같이 안왔다”며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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