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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우승팀’ KIA의 고민이었는데… 강속구 투수 올러 KIA 마운드 가세, 두통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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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집어삼키며 완벽한 시즌을 보낸 KIA였지만, 사실 머리 아픈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문제가 계속해서 KIA를 괴롭혔다.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 우승을 한 것이 용할 정도였다.

KIA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선정에 장고를 기울인 끝에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이라는 구위파 선수를 영입했다. 크로우는 KBO리그에 온 선수 중에서는 최정상급 경력을 가진 선수였고, 네일 또한 지난해 메이저리그(세인트루이스) 팀의 40인 로스터에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모두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지며 상대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구위파 투수였다.

네일은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KIA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는 답을 찾지 못하고 계속 흔들렸다. 크로우는 시즌 초반 구위와 별개로 이닝 소화 능력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여기에 적응이 될 만하다 싶을 때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다. 이후 좌완 캠 알드레드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지만 장·단점이 워낙 뚜렷하게 드러나 역시 퇴출의 비운을 맛봤다.

이후 대만에서 영입한 에릭 스타우트 또한 인상적인 성적은 남기지 못한 채 부상으로 쓰러졌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메이저리그 36승 투수인 에릭 라우어 또한 경력의 하락세를 돌려놓지 못했다. 재계약 대상자로 둔 네일 외에 한 명의 투수를 놓고 또 고민에 빠진 셈이다. 일단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연봉 120만 달러·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한 KIA는 장고 끝에 우완 아담 올러(30)와 계약하며 일단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완성했다.

KIA는 “KIA 타이거즈가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면서 “16일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Adam Oller, 우투우타, 1994년생)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꽉 채웠다.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IA는 올러에 대해 “미국 텍사스주 컨로우 출신인 아담 올러는 우완 투수로 신장 193cm, 체중 102kg의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4시즌 동안 활동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36경기(선발 23경기)에 출장해 5승 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57경기(선발 45경기)에 나서 21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에 선발로 출장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8경기(선발 9경기)에 나서 4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러는 시속 150km대의 위력적인 빠른볼과 각이 큰 변화구를 바탕으로 한 탈삼진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걸었다. KIA 관계자는 “아담 올러는 제임스 네일과 함께 선발 투수로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영입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 모두를 선발로 등판한 만큼 선발 경험도 많은 선수이다.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며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러는 이미 오프시즌 초반 KIA와 연계가 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KIA와 올러가 이미 계약 단계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러 역시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 듯한 뉘앙스로 관심을 모았다. 다만 KIA는 아시아 무대에서 뛸 생각이 있느냐는 의사를 타진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계약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당시까지 구체적인 계약이 합의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IA가 올러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맞는 이야기였고, 업계에서는 올러의 KIA행을 점치기도 했다. 결국 보도가 나온 지 꽤 시간이 흘러 KIA와 올러의 동행은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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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는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피츠버그의 20라운드 지명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다만 메이저리그 데뷔가 쉽지는 않았고, 데뷔 이전에 여러 팀을 거쳤다. 2018년까지 피츠버그 조직에서 활약한 올러는 2019년에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고, 2021년에는 뉴욕 메츠에서 트리플A 무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데뷔가 이뤄진 건 오클랜드로 이적한 2022년이다.

올러는 2022년 시즌 19경기(선발 14경기)에 나가 2승8패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오클랜드 소속으로 9경기(선발 1경기)에 나갔고, 올해는 마이애미로 이적해 8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확고부동한 메이저리그 선수는 아니었지만 메이저리그 팀의 선발진에 결원이 생겼을 때 구단이 고려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였다. 올러는 올해 8경기에서 42⅓이닝을 던지며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6경기(선발 23경기)에서 5승13패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한 전력이 있다.

최근 추세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이 아주 화려하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근래 들어서는 마이너리그에서 비교적 꾸준하게 선발로 뛰었다. 무엇보다 근래 들어 어깨와 팔꿈치에 큰 부상 전력이 없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러는 2020년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단 두 번이며, 이중 한 번은 갈비뼈 부상이었고 다른 한 번은 7일 부상자 명단으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부상 전력이 많았던 크로우를 선택했다가 결국 부상의 늪에 빠진 KIA로서는 구위는 물론 건강에도 관심을 가졌을 법하다.

올러는 올해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평균 93.7마일(150.8㎞)의 포심패스트볼(51.4%), 평균 85.5마일(137.6㎞)의 슬러브(25.8%), 평균 81.5마일(131.2㎞)의 커브(14.9%), 그리고 평균 86.9마일(140㎞)의 체인지업(7%)를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한 구종은 아닌 슬러브를 꾸준하게 주무기로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슬러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30% 수준의 헛스윙 비율을 자랑했던 구종이고, 올해도 피안타율이 0.136으로 뛰어났다. 기본적으로 193㎝의 장신인 데다 변화구의 각들도 대체적으로 큰 편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통산 4.8개에 이르는 9이닝당 볼넷 개수에서 보듯 커맨드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올러가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결정적인 사유로 평가되는데 KBO리그의 ABS존과 궁합도 중요해졌다.

한편 네일과 올러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한 KIA는 외국인 타자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년간 활약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새 외국인 후보들을 저울질한 KIA는 메이저리그 통산 88개의 홈런을 친 코너 내야수 자원인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세부 조건은 합의됐고 신체검사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들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떠나지 않는 이상 외국인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길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KIA는 두 자리를 바꿨다. FA 및 트레이드 시장에서 마땅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KIA가 외국인 선수 라인업의 변화로 왕좌 수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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