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심의 기준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리얼리티 프로그램부터 인기 예능까지 ‘선을 넘은 수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제동을 걸었다.

특히 JTBC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은 적나라한 폭언과 성 고정관념 조장으로 심의 대상에 올랐고, ‘1박 2일’, ‘놀면 뭐하니’(놀뭐), ‘런닝맨’은 비속어 남발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17일 방심위는 JTBC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프로그램 속 남편이 음주 상태에서 아내에게 폭언을 퍼붓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됐고, 의료 전문가가 남성의 성욕에 대한 근거 없는 일반화 발언을 내놓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방송 심의 기준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사진=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 제공

방심위 류희림 위원장은 리얼리티의 ‘19금 선 넘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리얼리티라 해도 청소년 시청 불가를 핑계로 사적이고 민감한 내용이 너무 적나라하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예능계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방심위는 SBS ‘런닝맨’, MBC ‘놀뭐’, KBS ‘1박 2일’을 동시에 심의 대상에 올렸다. ‘런닝맨’에서는 출연자의 “어우씨”, “죽여버려”와 같은 발언이 자막으로 그대로 노출됐다. ‘놀뭐’ 또한 “조지긴 뭐가 조져”, “지?하네” 발언을 묵음 처리하거나 자막으로 내보냈다.

‘1박 2일’의 경우 “숏 다리가 쓸모가 다 있네?”, “요단강 매치”라는 표현이 논란이 됐다. 방심위는 이에 대해 “비속어와 차별적 표현이 시청자를 불쾌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심의를 결정했다.

홈쇼핑도 도마에 올랐다. GS샵과 홈앤쇼핑은 사실과 다른 표현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사은품을 제공하면서도 “이렇게 드리는 건 처음”, “한동안 보실 수 없는 상품”이라고 과장한 것이 문제가 됐다.

유산균 제품을 판매한 SK스토아 역시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암시하는 방송 내용이 ‘권고’ 조치를 받았다.

리얼리티와 예능의 인기 상승세 속에서 ‘시청률을 위한 자극적 수위’가 문제로 떠올랐다. 방심위의 잇따른 심의 조치는 방송 제작진에게 “책임 있는 콘텐츠”를 요구하는 경고로 보인다. 대중은 이제 더 이상 “선 넘는 방송”을 관대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자극 대신 진정성’, 방송의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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