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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대충은 불가-연구는 필수', 강원의 새로운 선장 정경호 감독 앞에 게으름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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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지도자나 선수 모두) 대충하면 안 됩니다."

도민구단 강원FC는 윤정환 감독과 결별하고 정경호 수석코치를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키며 선수단과의 연속성을 일단 이어가는 동력을 유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김병지 대표이사는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양민혁을 지도하고 좋은 성적을 낸 윤정환 감독은 동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위 프런트는 살고 지도자는 생명을 연장하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성적을 낸 지도자가 연봉을 더 달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지자체에 예산을 의존하고 벌어 쓰지 못하는 '시도민구단'의 특성으로 인해 윤 감독은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고도 강원과의 인연을 더는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이런 아름답지 않은 이별은 후임인 정경호 신임 감독에게는 부담 그 자체다. 윤 감독을 보좌한 '브레인' 신분이지만, 자신 역시 추후에 성적을 내고도 재계약에 실패해 떠나는 그림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물론 정 감독은 그런 복잡한 상황을 생각할 정신이 없다. 당장 내년 구상이 최우선이다. 일찌감치 코칭스태프를 보강하고 다음을 바라보는 준비에 몰두 중이다.

시즌 중 정 감독과 대화를 나눌 기회에서 그는 지도자들의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즘 선수들은 감독이 공부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다 안다. 그래서 정말 많이 축구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대충하면 안 된다. 세계 축구의 전술적 흐름부터 다른 팀들의 준비 상황 등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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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에서 유행하는 전술이나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 특정 감독의 전략 등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말고 머릿속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는 정 감독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수 시절 쌓은 명성으로 안주하는 지도자들이 더러 있다는 점에서 공부는 끝이 없어야 한다.

팀의 상황에 따라 어떤 축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도 충분히 있었다. '언젠가'라는 시점에 '감독'이라는 것이 됐다고 가정했을 경우를 전제하고 그가 그린 청사진은 "나이에 상관없이 실력이 있는 선수는 중용해서 경험을 키워줘야 한다"라는 것이다.

토트넘 홋스퍼로 간 양민혁이 대표적이다. 준프로 계약을 맺고 K리그에서 뛰며 12골 6도움을 해내며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양민혁처럼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남FC 감독대행으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학습을 해봤다는 경험도 있다.

정 감독은 지도자 라이선스 과정을 차분히 밟아왔다. 축구 외에는 다른 것들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본질에 집중해야지, 다른 것들을 생각하면 더 큰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어 그렇다.

성과를 내는 선수에게는 칭찬이 약이자 독이다. 이를 얼마나 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정 감독은 윤 전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서 이런 것들을 무리 없이 해왔던 경험을 축적했다. 그는 "(선수들과) 많은 것을 소통하면서도 유연하게 수용할 것은 수용하면서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원활한 지도를 강조했다.

정 감독을 잘 아는 같은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 A씨는 익명을 전제로 "정 감독이 겉으로는 차갑고 근엄해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선수들에게 정말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세심하게 관리, 감독한다는 뜻 아니겠냐. 아마 비디오 분석관이나 코치들이 정 감독의 다양하고 세밀한 요구에 꽤 피곤할 것"이라고 웃었다.

공격수 출신이지만, 전체 포지션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 감독이다. 또, 경기 중 진지함, 집중력은 정 감독이 원하는 덕목 중 하나다. 조금이라도 자세가 흐트러진다면 팀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 감독이다.

강원은 올해 팀 창단 후 가장 높은 2위로 마쳤다. 내년 다른 팀들의 강력한 견제는 당연한 그림이다. 화려한 마케팅을 보여주는 김 대표의 적극 지원에 정 감독의 뚝심 있는 지도력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대권'을 노리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물론 '초보 감독'이라 시행착오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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