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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조명가게 입봉’ 김희원 “연출, 그만둘까 생각만 두 달...감독 제안 지금도 들어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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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조명가게’ 연출한 김희원 감독. 사진ㅣ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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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둘까 생각만 두 달을 했습니다. 그 때 마다 ‘인생’을 떠올렸던 거 같아요. 도전이라는 게 불안하지만 또 그게 인생의 일부 아닐까요.”

“연출 제안은 지금도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추진 할 여력이 없긴 해요.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둘다 대중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첫 연출이라 쉽지 않았다. 배우 김희원(53)이 자신의 첫 연출작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연출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끓고 있었다. 단 잠시 쉼을 갖고 싶다는 솔직한 그에게서 연출의 힘듦을 엿볼 수 있었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조명가게’ 종영 기념 김희원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 감독의 첫 연출인 만큼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여느 때보다 컸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의 찬사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 웹툰 ‘조명가게’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김 감독은 “작품이 잘 되길 바랐다. 정말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 모든 촬영을 다 하고 후반 작업할 때즈음 공황이 오더라. 가만히 있기 어려웠다”며 감독으로서 쉽지 않았던 과정을 언급했다. 이어 “배우로 연기할 때와는 다른 마음이다. 작품이 끝났는데도 마음이 쉽게 안정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을 첫 연출에 대해 “학교 다닐 때부터 연출에는 관심이 많았다. 이전에는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지금에서는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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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가게’ 연출한 김희원 감독. 사진ㅣ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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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물이 있기까지 고심의 연속이었다. 김 감독은 “‘조명가게’ 연출 제안을 받고 고민을 오래 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쉽게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빙1’을 촬영할 때 강풀 작가님한테 가서 대본 일부를 수정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적 있다. 당시 작가님이 완전히 설득 된 모습이었다. 그 때 내 그런 면모를 보고 연출가로서 제안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막상 연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여러 면에서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본인이 연기를 하는 배우이다보니 출연 배우들의 감정 그리고 그 과정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연출할 수 있었던 것. 김 감독은 배우들마다 요구한 연기 기준이 달랐다며 “이정은 배우 경우, ‘전구를 잘 주세요’라고 간단히 말하면 전구를 주는 모습을 두고 본인이 필사적으로 연기 디자인을 해서 왔다. 주지훈 배우는 내 잔소리를 싫어하는 편이었다. ‘움직이지 말고 표현해’ 등 간략히 주문을 하면 자신만의 색깔로 다채롭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바라봤다.

김 감독은 업계에서 배우로서도 주목 받는 인물이다. 그의 연기엔 독보적인 색깔이 있다. 현역 배우라서 연출 디렉팅을 과정에서 쉬웠던 부분도 있지만 크게 적극적 개입을 하진 않았다. 김 감독은 “내가 (배우들에게) 직접 실연을 펼쳐보이는 게 조심스러웠다. 그들이 나를 따라하면 장면이 망할 거라 생각했다. 간단히 가이드만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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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가게’ 연출한 김희원 감독. 사진ㅣ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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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김 감독에게서 배우보다는 감독으로서의 면모가 빛났다. 그는 “내가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받는 것보다 출연 배우들을 향해 연기 칭찬이 있는 게 더 큰 기쁨으로 왔다. 내가 잘한 것처럼 뿌듯했다. 연기를 못하면 내가 못한 것처럼 창피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연출 열정은 그의 주변인들에게도 뻗어나갔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김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을 휘감았던 것. 김 감독에 따르면 ‘조명가게’ 촬영감독은 촬영 시작 한 달 전 돌연 못하겠다며 포기 의사를 밝혔다. 심지어 눈물까지 흘렸다고. 하지만 김 감독은 “‘너 아니면 못찍는다’고 말했다. 그 친구가 여기서 포기하면 어떤 일도 못할 만큼 트라우마가 생길 거 같아서 어떻게든 함께 끌고 갔다. 그 친구에게도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었기 때문”이라며 어려웠던 시작 과정을 언급했다.

‘조명가게’는 점차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원작 웹툰 ‘조명가게’ 조회수와 매출이 각각 187배, 159배 늘 정도로 흥행의 중심에 섰다.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게 내 큰 목표였다. 전달하고 싶었던 정서가 얼마나 잘 표현되는지가 중요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넣고 싶었다. 그래서 김광석 노래, 혹은 염습하는 장면들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첫 연출을 마친 김 감독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다시 한다면 좀 더 합리적으로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향후 연출 계획도 넌지시 남겼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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