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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지독한 연승 후유증? 흥국생명 감독 "이렇게 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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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에 고전 끝 0-3 완패…김연경도 시즌 최소 6득점 그쳐

연합뉴스

14연승 뒤 2연패에 빠진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별로다. 배구적으로 말할 게 전혀 없는 경기였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화가 났다.

단순히 2연패 해서, 세트 점수 0-3으로 져서가 아니다. 과연 리그 1위를 달리는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완패한 뒤 "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추구하는 배구에서는 이런 태도나 경기력으로 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후 14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또 나왔고, 지는 법을 잊었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김연경과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가 포진한 쌍포는 여자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합을 자랑했다.

그러나 17일 정관장전에서 세트 점수 1-3으로 패하면서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흔히 '연승 뒤 연패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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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득점으로 V리그 복귀 후 최소 득점 타이기록을 세운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승하다 보면 선수들은 무리할 수밖에 없고, 연승이 끊긴 뒤 그 부작용을 한동안 피하기 어려워서다.

흥국생명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관장전에서 투트쿠가 무릎을 다쳤고, 적어도 한 달 안팎은 출전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이날 현대건설전을 투트쿠 없이 치른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의 높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팀 블로킹 1-6이라는 수치가 보여주듯 네트 앞은 현대건설 선수들의 놀이터였다.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가 빠진 자리는 김다은과 문지윤이 채웠으나 역부족이었다.

리시브마저 흔들린 가운데 주포 김연경은 6득점에 공격 성공률 25%로 고전했다.

6득점은 올 시즌 개인 최소 득점이자 V리그 복귀 후 최소 득점 타이기록이다.

흥국생명은 17일 경기에서 투트쿠가 다친 뒤 이날 경기를 준비할 날이 단 이틀뿐이었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가 없다고 해서 이런 배구를 한 게 변명이 되는 건 아니다. 기존에 잘 못 뛰던 선수들이 나왔는데, 왜 못 나왔을까 하는 이유를 다들 보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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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표정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경기로 리그 1위 흥국생명(14승 2패, 승점 40)은 2위 현대건설(12승 4패, 승점 37)에 추격을 허용했다.

투트쿠 공백을 당분간 채울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3라운드 남은 2경기인 한국도로공사(24일)와 GS칼텍스(28일)전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에게 "배구를 하라"고 주문한 뒤 "우리 특징을 보여줘야 한다. 반응 없이 패배한 이런 경기가 또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흥국생명을 압도하고 승리를 따낸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강 감독은 "상대 외국인 선수가 빠지면서 높이가 낮아졌다. 덕분에 세터 김다인이 여기저기 분배 잘했다. 우리 선수들이 잘했던 경기"라고 짚었다.

본격적으로 막오른 선두 경쟁에 대해서는 "3라운드에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전 2경기가 남았다. 그 경기를 잘 치러야 후반기에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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