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LG행·임기영은 잔류…서건창, 'C등급'에도 잠잠
KIA 외인 타자로 1루수 위즈덤 유력…입지 더욱 좁아져
고향팀 KIA 타이거즈에서 올시즌 반등의 조짐을 보였던 서건창.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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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FA '집토끼' 3인방 중 마지막으로 남은 이는 '4수생' 서건창(35)이다. 어느덧 2024년도 저물어가고 있는 가운데,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다.
KIA는 지난 21일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1)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KIA 소속 FA 3명 중 2명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앞서 불펜투수 장현식은 4년 총액 52억 원에 LG 트윈스로 이적했고, 임기영은 그대로 KIA에 잔류했다.
남은 이는 서건창 한 명뿐이다. 서건창은 아직 원소속팀 KIA와의 협상을 특별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방출된 뒤 고향 팀 KIA에서 새롭게 출발한 서건창은 2024시즌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94경기에서 0.310의 타율에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0을 기록했다. 주전은 아니었으나 안정적인 백업 역할을 소화해 내며 한국시리즈도 함께 했다.
KIA는 통합 우승으로 최고의 마무리를 했고, 서건창은 시즌이 끝난 뒤 FA 신청을 했다.
서건창에게 'FA'는 각별한 의미다. 한때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받았던 그가 FA 신청 시기와 맞물려 하락세를 겪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2020년 시즌을 마친 뒤 자진 연봉 삭감을 요청하며 FA를 대비했다. FA 'B등급'으로 용이한 이적을 꾀한 것이었는데, 2021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되면서 다시 'A등급'이 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A등급은 '보호 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한명 +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보상금' 혹은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 보상금'을 내줘야 하지만, B등급은 '보호 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 + 전년도 선수 연봉의 100% 보상금' 혹은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 보상금'으로 보상 규모가 크게 다르다.
LG 트윈스 시절의 서건창.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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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후 활약을 펼쳤다면 등급이 큼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LG에선 본격적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2021년 전 경기를 뛰면서도 0.253에 그쳤고, 2022년과 2023년엔 벤치와 2군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당초 2021시즌이 끝난 뒤 FA가 가 됐어야 했지만 실제청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 만 35세의 나이에 처음 신청한 FA였다. 만 35세 이상에 첫 FA 신청을 하면서 'C등급'이 돼 이적도 용이해졌다.
C등급의 경우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선수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서건창의 올해 연봉은 5000만원으로, 그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1억 5000만원의 보상금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수비 포지션이 1루수와 2루수 정도로 한정적인 데다 많은 나이 등이 걸림돌이 돼 반응이 미온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원소속팀인 KIA에서의 입지도 좁아지는 분위기다. KIA는 지난 시즌까지 함께 했던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고, 거포 1루수 패트릭 위즈덤과의 계약이 임박했다.
2루수에서의 수비 범위가 좁아진 서건창은 올해 KIA에서 1루수로 소화한 이닝이 2루수의 두 배였다. 그나마 확고한 1루수가 없고 황대인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많아졌는데, 내년 시즌엔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1루수 포지션엔 외인이 아니더라도 부상에서 돌아올 황대인과 변우혁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냉정히 말해 KIA 입장에서도 서건창의 활용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FA 권리를 드디어 행사했지만, 이적도, 잔류도 여의찮다. 서건창 스스로도 냉철한 판단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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