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서 더블더블·댄스로 맹활약…"돈 써서 와주신 팬들 즐겁게 해드려야죠"
진안, '긴 머리 휘날리며' |
(부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가 총출동해 대결을 벌인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스타로 빛난 진안(하나은행)은 최우수선수(MVP)까진 예상하지 못했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진안은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서 한국 올스타의 MVP로 선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받으려고 욕심을 내서 했는데 MVP까지 받은 건 '충격'"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진안은 14점을 올려 강이슬(KB·17점)에 이어 양 팀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올렸고, 리바운드는 양 팀 최다 10개를 잡아내 한국 올스타의 90-67 대승에 앞장서며 MVP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이날 진안은 '예능'으로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선수 입장 때 평소 스타일과는 다른 긴 머리카락 가발을 쓰고 나와 그룹 에스파의 댄스를 재현해 시선을 끌더니, 경기 중에는 치어리더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 '칼군무'를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급기야는 코트에도 가발을 쓰고 나와 3쿼터 중반 66-46을 만드는 골밑슛을 넣고 역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쳤고, 이후 상대 선수를 향해 '귀신' 같은 몸짓으로 수비에 나서기도 했다.
여러모로 볼거리를 제공한 그는 '베스트 퍼포먼스상'도 받으며 한일 올스타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올스타전 출전한 진안 |
기자회견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어떻게 자신이 MVP를 받게 됐는지 의문을 갖던 진안은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 것"이라는 귀띔에 놀라워하며 취재진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컸는데, 돈을 써서 보러 와 주시는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어서 오늘만 생각하며 즐기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치어리더로 뛰어든 순간에 관해 묻자 "몸이 너무 간지러웠다. 즉흥적으로 그런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춤 추는 건 재미있는데 몸 관리는 그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일본 올스타와의 대결에 대해선 "교류하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밝힌 그는 "다음에는 우리가 일본에 가봐도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축제 한마당을 끝낸 여자프로농구는 이제 내년 1월 1일부터 후반기 열전에 들어간다. 진안에겐 최하위(4승 11패)에 그치고 있는 하나은행의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 남았다.
진안은 "전반기에 부족했기에 남은 열흘 정도 더 보완하며 동료들과도 잘 맞춰서 남은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서 "선수들이 열심히 재활하고 보강하며 튼튼한 몸을 만들고 있으니 팬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스타 한일전 기념촬영하는 선수들 |
'대결'만큼이나 두 나라 리그의 교류에 의미가 컸던 이번 올스타전에선 MVP도 한일 팀에서 1명씩 선정됐다. 일본에서는 오카모토 미유(도요타)가 MVP에 올랐다.
오카모토는 "신나게 준비하고 경기했다"면서 "한국 선수들의 뛰어난 3점 슛이 인상적이었고, 팬들과 잘 즐기는 모습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김단비와 진안 선수가 인기가 많고 실력도 좋은 것 같더라. 멋져 보였다"는 그는 "신인이라 아직 일본에서는 올스타가 된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올스타로 뽑히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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