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서 악명 높은 사이클 도로 경기 완주
사이클 김유로(뉴케어 스포식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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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사이클의 대들보 김유로(25)가 파리 올림픽에서 '악마의 레이스'를 완주했던 2024년이 선수 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회상했다.
김유로는 지난 8월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이클 개인전 도로 경기에 출전해 6시간39분27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파리 올림픽 사이클 도로는 역대 올림픽 최장 코스인 273㎞의 거리로 구성됐다. 이는 서울에서 포항까지로, 자동차를 운전해도 피곤한 거리다.
더해 자갈길 몽마르트 언덕을 세 차례나 오르는 등, 역대 올림픽 최다인 13개의 고지대로 구성돼 있어 악명이 높았다.
김유로는 소속 팀과 훈련 메이트가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91명 중 65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13명은 완주에 실패했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낸 김유로는 '뉴스1'과의 전화에서 "올림픽에 출전해 273㎞을 완주했다는 건 큰 자산이다. 앞으로도 운동을 하면서 힘들고 벅찬 순간이 찾아올 텐데, 그럴 때 올해 올림픽 완주를 떠올리면 절로 다시 힘이 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 사이클 도로 경기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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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이클의 국제 경쟁력을 고려하면, 김유로는 올림픽 출전 자체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2024 아시아도로사이클선수권 개인 도로 레이스에서 막판 상대 선수들이 엉키는 틈을 타 스퍼트,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평소 도로뿐 아니라 트랙 종목도 능숙해 단거리 강했던 게 큰 힘이 됐다.
그는 "누군가는 65위라는 순위를 보고 다른 평가를 내리실 수도 있다. 하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극적으로 본선에 나갔고, 본선에서도 후회 없이 완주로 마쳤다는 점에서 내겐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유로는 기적처럼 올림픽 티켓을 땄던 비결과 관련해 울림 있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평소에 기틀을 잘 다져놔야 눈앞에 찬스가 왔을 때 그걸 잡을 수 있다는 걸 그때 느꼈다"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노력도 해 보고 그다음이 있는데, 기틀이 없다면 기회가 와도 그것이 기회인지조차 캐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훈련 중인 사이클 김유로(뉴케어 스포식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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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스포츠인 사이클은 경기 전에는 얼마든지 높은 목표를 잡을 수 있지만, 막상 레이스가 시작되면 근육이 터질 듯한 힘든 상황 속 레이스를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자주 생긴다.
그래서 김유로의 철학은 '후회하지 않기'다.
그는 "'그때 그 페달을 한 번이라도 더 밟아볼걸' 하는 후회를 하지 않는 게 좌우명이다. 나중에 뒤에서 다른 소리 하지 않고 레이스에서 모든 힘을 쏟아붓고 싶다. 그러기 위해 훈련에선 그보다 더 큰 힘을 내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로는 2024년 올림픽 외에도 트랙 아시안컵, 국가대표 평가전, 전국체전 등 많은 대회를 나서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2025년에는 굵직한 대회는 없지만, 김유로에게는 도로가 아닌 트랙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중요한 한 해다.
선수 커리어 초반 트랙에서 더 두각을 보였던 김유로는 올해 올림픽을 포함해 도로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다시 트랙으로 돌아간다.
사이클 김유로(뉴케어 스포식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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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트랙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그때는 기존 선수 부상이 있어서 대신 출전한 대회였다. 완벽한 상태에서 나간 게 아니어서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번엔 제대로 준비해서 다음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이 쉼 없이 채찍질했던 한 해였다면 2025년은 트랙에서의 새 도전을 위해 포인트도 쌓고 국가대표 선발전도 준비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기틀을 다지는 값진 일 년으로 보낼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파리 올림픽의 해'를 마무리하는 김유로는 "2024년이 가는 게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동시에 기대와 설렘도 있다. 2025년에도 페달 하나하나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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