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현대캐피탈 레오.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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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남자 1~2위 간 대결에서 선두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코트의 왕자'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4·등록명 레오)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0(25-16, 25-19, 25-21)으로 완승했다. 레오(19점)와 허수봉(13점)이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세 차례 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고, 8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현대캐피탈이 마지막으로 8연승 한 건 2015~16시즌(18연승) 이후 9년 만이다. 승점 3을 추가한 현대캐피탈(15승 2패·승점 43)은 대한항공(11승 6패·승점 35)을 승점 8차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는 현대캐피탈 전광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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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를 설명하려면 레오를 빼놓을 수 없다. 레오는 양 팀 합쳐 최다인 19점을 뽑았다. 특히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가 5득점에 그치면서 레오의 활약을 더욱 두드러졌다. 게다가 막심의 공격은 레오의 블로킹에 번번이 막혔다. 리시브 1위인 대한항공도 레오의 서브에 무너졌다. 리베로 곽승석조차 레오의 강서브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대한항공은 2, 3세트 레오를 견제하기 위해서 그를 향한 목적타 서브를 넣었다. 서브 리시브 직후 공격 전환하기 힘든 점을 노린 것. 하지만 소용없었다. 레오는 서브를 잘 받아 세터 황승빈에게 연결했다. 공이 멀리 튀어 세트플레이를 못할 경우엔 오픈 공격으로 직접 마무리했다. 지난 21일 우리카드전에서 알리(이란)와 신경전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은 레오와는 전혀 다른 선수처럼 활약했다.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현대캐피탈 레오.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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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오는 V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쿠바 출신인 그는 2012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당시 무명 선수였던 그는 한국에서 3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큰 키(2m7㎝)에도 몸무게는 80~90㎏에 불과해 지치지 않고 뛰어올랐고, 상대 블로킹 벽 위에서 스파이크를 때렸다. V리그 활약을 발판으로 유럽과 중동 무대를 누볐다.
2021년 한국으로 돌아온 레오는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힘은 예전만 못했지만 노련함이 생겼다. 강서브는 여전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레오의 활약을 앞세워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준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레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레오에 지나치게 의존(공격점유율 43.42%)하기보다 팀 전체의 힘으로 싸우길 원했다.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공격하는 현대캐피탈 허수봉.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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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2순위 현대캐피탈이 레오를 붙잡았다. 현대캐피탈에는 허수봉·전광인·등신펑 등 공격·블로킹·서브의 삼박자를 갖춘 선수가 많다. 부담을 나누면서 레오의 경기력은 오히려 좋아졌다. 세트당 득점은 감소(6.87점→5.29점)했으나, 공격 성공률·블로킹·리시브 효율은 높아졌다. 현대캐피탈은 팀 득점·블로킹·서브 1위다.
레오는 V리그 역사도 하나씩 새롭게 쓰고 있다. 지난달 23일 우리카드전에서 박철우(은퇴)를 제치고 후위공격 통산 1위(2037개)로 올라섰다. 박철우가 19시즌 걸쳐 쌓은 기록을 7시즌 만에 깨트렸다. 역대 최다 득점 기록 경신도 가시권이다. 6312점으로, 박철우(6623점)를 311점 차로 따라붙었다. 올 시즌 경신이 가능해 보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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