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골이 터졌다.
그것도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연패 수렁에 빠트리는 골이었다.
'황소' 황희찬이 드디어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를 터트렸다. 지난 시즌 12골을 넣으며 소속팀 울버햄프턴 에이스는 물론 프리미어리그의 특급 공격수로 올라섰으나 이번 시즌 팀이 전술을 바꾸면서 오랜 기간 주춤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설에도 휩싸였지만 황희찬은 기다렸고 마침내 첫 골을 낚았다.
황희찬이 뒤늦게 시즌 첫 골을 터뜨리고 팀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포르투갈 출신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프턴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으로 일찌감치 강등권에 진입했던 울버햄프턴은 페레이라 감독 부임 뒤 신바람 2연승을 기록하며 대반전의 서곡을 울렸다.
지난 22일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이끄는 레스터 시티를 적지에서 3-0으로 완파한 울버햄프턴은 이날 대어 맨유까지 물리치면서 리그 4연패 뒤 2연승에 성공했다.
승점15(4승 3무 11패)가 되면서 20개 팀 중 1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강등권(18∼20위)에서도 벗어났다.
이번 시즌 초반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전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황희찬은 맨유전에서도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9분 곤살루 게드스와 교대해 들어가 후반 추가시간까지 25분 남짓 뛰었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이 10분 넘에 주어졌기 때문이다.
울버햄프턴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황희찬은 추가시간 9분 정도 흐른 후반 54분 대망의 이번 시즌 첫 골을 넣고 웃었다.
울버햄프턴 진영에서 맨유 공격을 차단한 뒤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마테우스 쿠냐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내준 공을 함께 쇄도하던 황희찬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선제골을 넣은 쿠냐는 황희찬의 골 상황에서도 자신이 직접 득점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승리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더 좋은 위치에 있었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내줬다.
황희찬은 실수 없이 오른발 감아차기로 득점하고 맨유전 승리를 확신하는 몰리뉴 경기장 관중을 열광에 빠트렸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터뜨리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한 황희찬이 이번 시즌 공식전 14경기 만에 기록한 첫 골이자 첫 공격포인트였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은 지난 5월 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지난 시즌 36라운드 원정경기(울버햄프턴 1-5 패)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골결정력이 몰라보게 달라져 손흥민과 나란히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상위권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이번 시즌엔 벤치에서 대기하는 상황으로 몰렸지만 때를 기다렸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총 12차례 나섰다. 그 중 교체로 10경기를 들어가는 등 출전 시간을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고, 지난 10월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요르단전을 치르다가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쉬기도 했으나 참고 준비한 끝에 이날 결실을 맺었다.
황희찬은 득점 뒤 완벽한 찬스를 잡아 자신에게 어시스트를 내준 쿠냐 등 위에 올라타 감사를 표시하고는 관중석을 향해 미소지었다.
이날 경기에서 울버햄프턴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세 사 골키퍼를 비롯해 라얀 아이트-누리, 산티아고 부에노, 토티 고메스, 맷 도허티, 넬손 세메두, 안드레, 주앙 고메스, 마테우스 쿠냐, 게드스,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선발로 나왔다.
페레이라 감독처럼 포르투갈 출신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난 11월부터 이끌고 있는 원정팀 맨유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안드레 오나나가 문지기로 나선 가운데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해리 매과이어, 레비 요로, 디오고 달로, 코비 마이누, 마누엘 우가르테, 누사 마즈라위, 브루누 페르난데스, 아마드 디알로, 라스무스 회이룬이 선발 출전했다.
전반 맨유의 공세를 득점 없이 막아낸 울버햄프턴은 후반 초반 상대 간판 공격 자원 페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후반 들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조금씩 경기 주도권을 쥐어가던 울버햄프턴은 후반 13분 마테우스 쿠냐의 선제골로 승부를 갈랐다.
쿠냐가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감아 차올린 코너킥이 얼마 전 손흥민의 리그컵 맨유전 결승포처럼 그대로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힌 것이다.
울버햄프턴은 만회를 노린 맨유의 공세를 잘 막아내다가 교체 카드로 활용된 황희찬의 시즌 마수걸이 득점으로 결국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드러내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을 지휘하고 있는 아모림 감독을 위약금 주고 빼내 벤치에 앉힌 맨유는 감독 교체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리그 2연패를 당한 맨유는 승점 22(6승 4무 8패)로 순위가 14위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부진을 이어갔다.
특히 맨유는 페르난데스가 전반 18분에 이어 후반 시작 2분 만에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이후 10명이 싸운 끝에 무릎을 꿇었다.
강등권인 18위 레스터 시티(승점 14)와의 승점 차도 8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 시즌 절반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강등권 싸움을 벌일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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