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부진이 1회성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가 졸전 끝에 노팅엄 포레스트에 0-1로 패배했다. 한 골 차로 졌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 홋스퍼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의 간판 윙어 앤소니 엘랑가에게 전반에 내준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토트넘은 리버풀과의 직전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3-6 참패 당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리그 2연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승점 23(7승 2무 9패)으로 20개 팀 중 11위에 머물렀다. 직전 라운드 순위를 유지했다.
반면 최근 4연승의 신바람을 낸 노팅엄은 승점 34(10승 4무 4패)가 되면서 순위가 한 칸 더 올라 3위가 됐다.
이날 토트넘은 일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손흥민, 도미니크 솔란케,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을 선발로 내보내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이번 시즌 리버풀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인 노팅엄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노팅엄전 앞두고 4-2-3-1 포메이션을 짰다. 골절상을 입은 주전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를 대신해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백4는 제드 스펜스,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데스티니 우도기로 구성됐다.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 징계로 잉글랜드축구협회의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우루과이 국가대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파페 마타르 사르와 더블 볼란테를 이뤘다.
노팅엄은 마츠 셀스(골키퍼), 네코 윌리엄스, 무릴로, 니콜라 밀렌코비치, 올라 아이나, 라이언 예이츠, 앨리엇 안데르손, 칼럼 허드손-오도이, 모건 깁스-화이트, 앤소니 엘랑가, 크리스 우드로 선발 라인업 11명을 구성됐다.
두 팀은 초반부터 격렬한 속도로 공격을 주고 받았다.
토트넘이 전반 5분 역습으로 포문을 열었다. 손흥민이 노팅엄 페널티지역에서 오른발 슛을 쏘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아 셀스 골키퍼가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노팅엄은 토트넘과 첼시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깁스-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으나 슈팅이 위협적이지 않았다.
노팅엄이 점차 흐름을 갖고 왔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11분 속도감 있는 역습 끝에 허드슨-오도이의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오도이의 발을 떠난 공은 토트넘 골문 위로 높게 치솟았다. 토트넘은 스펜스와 우도기를 높게 위치시켜 반격을 시도했다. 최근 좋은 활약으로 오른쪽 수비수 붙박이 페트로 포로를 밀어내고 있는 스펜스가 전반 16분경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토트넘이 처음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건 전반 25분이었다. 패스를 돌리며 점유율을 높인 토트넘은 수비라인을 낮게 내린 노팅엄을 상대로 공격 숫자를 여럿 투입해 거세게 압박했는데, 이 과정에서 존슨의 회심의 오른발 슛이 나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결정력의 차이가 희비를 갈랐다. 토트넘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주춤한 사이 노팅엄이 앞서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윙어 엘랑가가 선제골을 터트린 것이다.
전반 27분 노팅엄이 카운터어택을 전개할 때 깁스-화이트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2선 공격수 엘랑가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가볍게 왼발로 마무리, 선제골을 뽑아낸 것이다. 깁스-화이트가 스펜스와 그레이 사이로 뛰어 들어가는 엘랑가를 향해 절묘한 패스를 보냈다. 엘랑가는 감각적인 슛으로 공격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스펜스가 공을 빼앗기는 과정에서 노팅엄의 파울 여부 및 엘랑가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지만 비디오판독실(VOR)과 소통하던 주심은 노팅엄의 득점을 인정했다.
선제골을 실점한 토트넘은 전반 32분 스펜스가 과감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노팅엄의 수비가 탄탄했던 탓에 허탕만 쳤다. 노팅엄은 토트넘이 라인을 높게 올린 점을 노리고 간결하고 빠른 역습으로 토트넘의 뒷공간을 위협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만회골 넣기에 사력을 다했다. 실제 손흥민에게도 좋은 찬스가 다가왔다. 전반 추가시간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손흥민이 오른발로 감아찬 것이다. 볼이 옆그물을 출렁이면서 토트넘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토트넘은 후반전 초반에도 거세게 몰아쳤지만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위협적인 쪽은 노팅엄이었다.
후반 7분 역습에 나선 노팅엄은 오른쪽 측면 공격으로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포스터 골키퍼가 크로스를 처리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자 깁스-화이트가 공에 달려들어 슈팅을 시도했는데 포스터에게 막히면서 땅을 쳤다.
더욱 급해진 토트넘은 후반 11분 노팅엄 골문 앞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 도중 무릴루의 팔에 공이 맞았다고 항의했지만 주심은 공이 골키퍼에게 막힌 뒤 무릴로에게 향했기 때문에 핸드볼 파울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토트넘에서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 오른발 슈팅이 좋은 페드로 포로, 그리고 손흥민 대신 들어간 베르너 등 교체투입으로 활로를 찾고자 애썼으나 리버풀도 뚫지 못한 홈팀 단단한 수비에 막혀 땅을 쳤다.
후반 10분엔 코너킥 이후 페널티지역 안에서 혼전이 벌어졌고 존슨이 공을 지킨 뒤 슈팅한 게 셀스 발에 막힌 뒤 무릴로 팔에 맞았다. 토트넘은 핸드볼을 주장했지만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후반 21분 매디슨의 중거리 슛은 높이 떴다.
노팅엄은 그러면서도 2선의 허드슨 오도이와 깁스-화이트를 중심으로 호시탐탐 추가골 기회를 엿봤다. 토트넘은 노팅엄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 2~3명의 선수들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상대 진영으로 올려보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노팅엄의 역습에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 36분 승부수를 던졌다. 주장 손흥민과 우도기를 빼고 페드로 포로와 티모 베르너를 내보낸 것이다. 노팅엄은 앤더슨과 깁스-화이트를 제임스 워드-프라우스와 조타 실바로 교체하며 중원 변화를 선택했다. 이후 토트넘은 부상으로 쓰러진 드라구신을 대신해 이브 비수마를 투입하며 예상에 없었던 교체카드를 추가로 사용했다.
토트넘은 오히려 후반 추가 시간 상대 역습을 차단하려던 라이트백 스펜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불상사를 떠안았다. 가뜩이나 수비수들 부상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스펜스까지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한 명이 부족해진 토트넘은 결국 남은 시간 동안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과거 토트넘을 지휘했던 누누 감독의 노팅엄에 0-1로 패배했다.
이날 82분을 뛰고 교체아읏된 손흥민은 영국 언론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더 스탠더드와 풋볼 런던이 각각 4점과 3점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준 가운데 토트넘 팬 매체 '스퍼스웹'은 2점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점수를 손흥민에게 줬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의 더 많은 활동량과 덜 주저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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