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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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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처럼 추신수도? 구단주 특별 보좌 도대체 뭐길래… SSG에서 어떤 일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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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성을 노리는 스즈키 이치로(51)는 시애틀과 인연이 각별하다. 메이저리그 19년 경력 동안 세 개 팀을 거쳤는데 이중 14년을 자신의 첫 소속팀인 시애틀과 함께 했다. 경력 마지막 즈음이었던 2018년에는 시애틀로 이적해 2019년 친정팀에서 현역을 마쳤다. 명예의 전당 모자도 시애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로에게 각별한 존재인 만큼 시애틀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이치로가 은퇴하자 곧바로 구단 직함 하나를 제안했다. 바로 구단주 특별 보좌(Special Assistant to the Chairman)다. 이치로에 대한 신뢰가 컸던 시애틀 수뇌부는 이치로를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인사로 남기고 싶었고, 이치로는 여전히 이 직함을 달고 있다. 국내에는 낯선 보직이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에는 이 직책을 두고 있는 팀들이 몇몇 있다.

그런데 KBO리그 역사에서는 낯선 직함이다. 물론 ‘고문’ 형식으로 구단 수뇌부에 조언을 하는 인사들은 알게 모르게 제법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정식적으로 이 직책을 맡고 전면에 나선 인사는 없었다. 그런 KBO리그에도 구단주 특별 보좌역이라는 직함이 등장했다. 한국 야구가 낳은 역사상 최고의 야수이자, 2024년 시즌을 끝으로 길었던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추신수(42)가 그 주인공이다.

SSG랜더스는 “추신수 선수를 구단주 보좌역(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현역 은퇴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확실히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스스로 랜더스와 SSG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고, 설사 구단 내에 남지 않는다고 해도 바깥에서 계속 팀을 돕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구단의 제안에 고심 끝에 다시 손을 잡은 것이다. 최소 1년 정도는 휴식을 취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늘리겠다는 게 추신수 보좌역의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쉽게 예상하지 못한 보직으로 구단 조직에 다시 들어왔다.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뛰며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추신수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국내 복귀를 선언했고, 추신수에 대한 해외파 특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4년간 뛰며 마지막까지 리더로서의 존경을 받았다. SSG는 그런 추신수를 구단의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했다. 당장 구단에서 어떤 일을 하지 않더라도 추후에는 내부에서 ‘큰 일’을 할 자산으로 보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그 시작이 구단주 특별 보좌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셈이다. 내부에서는 제법 오래 의견 조율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27일 보직이 최종 발표됐다. 추신수 보좌역은 그래도 우리에게 낯익은 보직인 육성 총괄도 겸한다.

SSG는 “추신수 보좌역이 보여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커리어에 주목했다. 그리고 평소 선수단과 프런트에 1·2군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려는 이타적 자세를 높게 샀다. 솔선형 리더십으로 선수단 내 신뢰가 두텁고 소통 능력도 우수하다”면서 “무엇보다 추신수 보좌역이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프론트, 코치 등 다양한 실무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그 동안 쌓아온 자산을 활용해 팀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구단주 보좌역으로 선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SG는 “또한 구단은 추신수 보좌역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야구 DNA를 퓨처스 선수들에게 이식하여 성장을 돕고, 지속적인 유망주 발굴로 1군 뎁스를 강화시켜 SSG랜더스가 강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육성총괄로서도 이바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추신수 보좌역도 은퇴 후 여러가지 진로를 놓고 고민해 왔고, 고심 끝에 구단의 제안을 수락해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으며, 구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직과 관련한 보수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추신수 보좌역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KBO리그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직책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지는 오롯이 추신수 보좌역과 SSG의 몫으로 남게 됐다. 아직은 업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구단 전반에 대한 조언 등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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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경우 구단을 대표했던 스타들에게 여러 직함을 주고 해당 분야에서의 조언을 구한다.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켄 그리피 주니어의 경우는 이 부문에서 구단에 조언하고, 강타자 출신인 에드가 마르티네스는 조직 전반의 타격에 대해 조언한다. 다만 구단에 따라 명예직 정도로 머무는 경우도 있다. 추신수 보좌역의 경우 명예직은 아닌, 구단 전반 및 외부 상황을 캐치하고 이를 구단의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몫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현장 개입설’, ‘실세설’에 대해서는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럴 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게 SSG 관계자들의 설명이고, 추신수 보좌역 또한 일부 구단 의사 결정의 일원으로는 참여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시즌을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숭용 감독, 김재현 단장 체제가 2년 차를 맞이하기 때문에 감독·단장 권한에 접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내부의 분위기다. 메이저리그도 여러 특별 보좌에 화려한 이름값을 가진 이들이 있으나 결국 의사 결정을 하는 건 구단주와 야구 부문 사장, 단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오히려 구단의 시선이 1군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추신수 보좌역은 육성과 2군 쪽, 시설 개선과 메이저리그 선진 소프트웨어 도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추신수 보좌역이 오히려 더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울림이 더 클 수도 있다. 추신수 보좌역 또한 현역 당시 지도자로서의 아이디어보다는 이 방면에서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것을 더 즐거워했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보좌역이라고 하면 선수단 운영이나 마케팅 사업·경영 쪽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조언하고, 구단 수뇌부와 혐업한다. 구단 내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몫도 있고,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기도 한다. 비전이라든지 구단 문화를 조성하는 역할도 있다”면서 “추신수 보좌역이 하는 가장 큰 역할은 구단 지원이나 환경을 개선하는 쪽이다. 이 보직을 맡긴 주요한 이유다. 현역 시절부터 환경 부분을 많이 강조했고 부상 예방에 대한 부분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또한 구단과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누구보다 잘했던 만큼 그 부분에서 역할이 있을 수 있고, 해외 네트워크도 워낙 강하니 벤치마킹을 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구단 환경이나 선수단 지원 관련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에 나서기는 보다는 물밑에서 구단을 지원하는 직책이라는 의미다.

추신수 보좌역은 “구단주 보좌와 육성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신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구단주 보좌라는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랜더스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또한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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