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은 답이 없다. 이제 손흥민이 움직일 차례다.
토트넘 행태에 손흥민이 굉장히 억울할 거란 평가까지 나왔으나 구단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토트넘이 손흥민의 현 계약 1년 연장하는 방안을 12월31일에 버저비터로 활성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영국 언론은 그가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나와 새 팀을 찾고 우승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제외하지 않고 있다. 손흥민에겐 운명의 겨울이 될 전망이다. 그가 움직인다.
마침 영국 대중지가 손흥민을 내년 여름시장 FA 베스트11에 올려놓고 우승 도전을 위해 결단 내릴 가능성을 전망했다.
손흥민은 33살이 되는 내년이 축구인생 마지막 승부를 띄울 좋은 시기인데 토트넘이 계약기간을 1년 더 늘리게 되면 새 팀 찾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30대 축구 선수에겐 1년 1년이 다르다. 34살이 되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대세는 올해 내내 손흥민 주변을 맴돌았던,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프리미어리그 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6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을 1년 늘릴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 그리고 손흥민보다 1년 먼저 토트넘에 입단한 '절친' 벤 데이비스의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 두 선수들을 1년 더 팀에 묶어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현 계약서 만료일은 2025년 6월이지만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면 1년 더 잔류해야 한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처음엔 옵션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월 언론에 공개됐다.
손흥민은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연장 옵션 조항은 오로지 구단의 결정에 따라 발동될 거라는 뜻이다. 반대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손흥민은 기존 계약 기간만 채우고 팀을 떠나야 한다.
다만 구단이 일방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선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 축구 특성상 4년 전 체결한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것에 대해 선수 의사 정도를 물어보는 게 당연하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도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발언을 빌어 토트넘의 손흥민 계약 1년 연장 계획이 살아 있고 곧 실행될 것임을 알렸다.
로마노는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길게 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다.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라며 이미 토트넘 내부에선 손흥민을 다음 시즌에 잃어버릴 일은 없는 상황임을 알렸다.
로마노의 주장이 맞다면 내년 여름 손흥민을 데려가려는 구단들은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손흥민이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이 확 줄어든다. 스피드가 생명인 윙어가 33살을 맞게 되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적료까지 지불하는 구단이 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손흥민이 30대 후반까지 팀에 남기를 원하지만, 새 계약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현재 상황대로라면 손흥민은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것이다. 손흥민은 유럽에서 매력적인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향후 수익성 있는 거래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다른 팀에 내주더라도 이적료를 받고 내주겠다는 의미다.
타임스는 특히 손흥민의 기량이 급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시즌 동안 손흥민의 경기당 득점은 0.69에서 0.31, 0.52, 0.46으로 감소했다"라며 "슈팅 전환율도 27%에서 12%, 20%, 17%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힌 타임스는 "통계 외에도 손흥민의 경기력에서 이러한 변화가 돋보인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덜 선명하고, 덜 관여했으며, 이전보다 다리가 조금 미친듯이 자주 휘청거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손흥민의 이동 가능성을 전망한 것이다.
더선은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을 베스트11으로 지목한 뒤 손흥민에 대해선 "계약의 마지막 몇 달을 맞이하는 스트라이커 중 가장 빼어난 선수"라면서 "경험이 풍부한 한국 선수는 자신이 가장 치명적인 마무리 선수 중 하나임을 거듭해서 증명해 보였다.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동안 단 한 번의 트로피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적할 거다"고 설명했다.
축구팬들이라면 한 번씩 들었을 만한 호화 스쿼드에 손흥민 이름이 멘 위 올랐다.
토트넘의 행태가 아쉽다. 구단에 10년간 헌신하며 성적 끌어올리기에 보탬이 된 것은 물론 마케팅 가치에서도 독보적이어서 토트넘을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단으로 만들고, 각종 상품 판매 등으로 수천억원을 벌어준 스타가 바로 손흥민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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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10월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여부에 주목하며 "토트넘은 한국 스타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고도 했다.
손흥민은 연봉이 프리미어리그 연봉 40위권에 머무를 정도로 '가성비' 넘치는 활약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재계약 불가, 1년 연장 옵션 행사' 뿐이다.
일단 손흥민과 토트넘 사이에 1년 연장 옵션 활성화에 대한 발표가 없기 때문에 손흥민은 내년 1월1일이면 보스만 룰을 적용받아 전세계 구단들과 협상 가능하다. 5일 뒤면 손흥민과 토트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조금이라도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영국 언론도 손흥민이 우승 꿈을 위해 떠날 확률을 좀 더 높이고 있는 셈이다.
옵션 행사 여부와는 별개로 토트넘의 행태가 지나치다는 외부 의견이 속속 나오는 점도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준다. 토트넘의 지난 10년간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인데, 그가 잔류를 원하면 구단에서 최대한 성의 있는 자세로 협상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토트넘이 올해 손흥민 앞에서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토트넘에서 성의를 갖고 손흥민과 대화했다면 어떤 방식이든 벌써 도장 찍었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토트넘에서 스카우트를 했던 브라이언 킹은 25일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손흥민 플레이를 보면, 마음이 토트넘에 100%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분명 억울할 것이다. 손흥민이 지금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고 손흥민의 심정을 추측했다.
또 다른 토토넘 관련 매체인 '투 더 레인 백'은 손흥민이 토트넘의 행태에 불만이 폭발한 나머지 퇴단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의 와이드 포워드(만능 공격수) 손흥민이 '화이트 하트 레인(토트넘 옛 구장 이름이자 토트넘 구단 별칭)'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홋스퍼 웨이(토트넘 훈련장)에서 한국 선수의 계약 상황에 진전이 없고, 대신 유럽과 중동의 여러 팀이 자유계약 형태로 그를 영입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이 이적을 결심한다면 가장 먼저 행선지로 꼽히는 팀이 스페인 라리가 빅클럽 두 곳이다.
그 중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에 적극적이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지난 21일 "손흥민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라리가에서 활약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2위 FC바르셀로나 이적설도 있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나 감독이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 영입을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 다른 한 명은 놀랍게도 손흥민"이라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3년 전 34살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데려와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다.
두 팀 외에 독일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도 손흥민 영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10년 전인 2015년 8월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을 이적료 400억원 주고 데려왔다. 손흥민은 어느 덧 33살을 바라보고 있지만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3800만 유로(577억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이적료 없이 영입하면 가성비 측면에서 만점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손흥민은 실력과 마케팅에서 여전히 유럽 정상급 공격수다.
손흥민이 움직인다. 우승 위한 결단 가능성에 한국 넘어 유럽의 시선이 쏠리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더선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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