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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강풀 작가 "조명가게 빛은 희망...이제 여한 없습니다" [mhn★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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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 이어 또 한 번 드라마 각본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호러 장르인 '조명가게'. 그러나 본질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를 돌파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강 작가는 앞서 자신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무빙' 각본을 집필하며 드라마 작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그리고 이번이 두 번째 도전.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무빙 촬영 중에 드라마 각본을 또 쓰면 조명가게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라며 "무빙이 잘돼서 힘을 많이 얻었다. 무빙이 성공하지 않았으면 이런 이야기 구조를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무빙을 하면서 드라마 작법에도 적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 호러 장르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강 작가는 "호러는 귀신이 누군지 몰라야 무섭다. 정체가 밝혀지면 다 풀어진다"라며 "조명가게는 초반에 호러고 후반에 휴먼드라마로 구성된다. 초반 불친절한 이야기로 시점이 계속 바뀌니까 시청자분들이 잘 따라올까 우려가 있었다"라고 걱정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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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특히 5화부터 본격적으로 풀리는 인물들의 과거 서사는 많은 울림을 자아냈다. 강풀 작가 특유의 따뜻한 휴머니즘이 빛을 발했다.

강풀 작가는 김희원 감독의 공이 크다고 봤다. 김희원은 앞서 '무빙'에서는 최일환 역을 맡으며 배우로 출연한 바 있다. 그때의 인연으로 이번에 첫 연출 도전에 나서게 됐다.

강 작가가 직접 연출을 제안했다고 한다. 학생 역 배우들을 아우르던 현장 리더십과 더불어 작품과 맞닿은 감성을 발견했다고.

그는 "근거 없이 김희원에게 연출을 제안한 건 아니다"라며 "본인이 연출에 뜻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호러영화 연출을 하려고 준비하셨다고 하더라. 또 조명가게는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해서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에 선뜻 수락하지는 않으셨다. 이야기 나눠보고 한 달 정도 고민 후에 하겠다고 하셨다. 결론적으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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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과의 호흡에는 "정서적으로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업실에도 자주 오셨다. 하나도 놓치고 가지 않으려고 하셨다. 디테일을 넘어 집요하다 싶을 정도였다. 전화로 해도 될 걸 아침에 오신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4화 마지막 장면을 예로 들며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중환자 병동에 누워있는 인물들을 롱테이크로 따라가는 장면.

강풀 작가는 "중환자 병동 환자들은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다. 전 계속 그걸 신경 쓰느라 플래시백으로 넣으려 했다. 근데 감독님은 과감하게 한 번에 롱테이크로 담았다. 그걸 보고 내가 너무 영화적 허용을 모르고 있었구나 싶어 짜릿했다. 현장을 경험한 사람과의 차이였다"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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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작가가 '조명가게'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먼저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20년 전 중환자 병동 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기도하러 갈때 따라갔는데, 환자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들을 들었다. 근데 의지가 혼자만의 것이 나니지 않을까 해서 조명가게 생각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사 체험자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이견은 있지만 다들 빛을 봤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봤다고 한다. 뇌의 신호라고는 하던데, 빛이란 게 뭘까 생각했다"라며 "희망으로 생각했고, 검안할 때의 빛도 있었을 거다. 조명가게 빛의 필라멘트가 심전도 같기도 했다. 그 빛이 희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조명가게'에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조명가게 세계를 찾은 연인 지영(설현)과 현민(엄태구), 조명가게를 지키는 원영(주지훈)과 모녀 사이인 유희(이정은), 현주(신은수)까지.

강 작가는 특히 원영과 유희 사이 관계 서사는 원작에 없었다며 "만화에서 그들의 서사를 다 그려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또 유희가 말을 못하는 것도 만화로 표현하기 어려웠다"라며 "드라마를 통해 다 풀어내서 이제 조명가게에 대한 여한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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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공개에 앞서 악재가 있었다. '조명가게' '무빙' 등 소위 '강풀 유니버스'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양성식 형사 역에 배성우가 캐스팅된 것. 지난 2020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후 이듬해 벌금 700만 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았기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이에 강풀 작가는 "극본을 쓸 때 어떤 배우를 염두에 두고 쓰진 않는다. 감독님과 협의해서 캐스팅했는데 사실 속이 아프다. (무빙의) 영탁, 희수만큼 중요한 캐릭터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무빙 때는 뭣도 모르고 캐스팅에 적극 개입했는데, 이번에는 거의 감독님께 맡겼다. 박혁권 배우 정도만 추천했다. 알고 보니 감독님과 친하시더라. 이자람 씨도 낯선 얼굴이 필요해서 추천했다. 어릴 때부터 알던 배우이기도 하고. 두 분 외에는 다 협의해서 하게 됐는데 결과는 다 마음에 든다"라고 전했다.

한편 '조명가게'는 지난 18일까지 8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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