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우. 사진 | 저스트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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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드라마 ‘열혈사제2’ 검사 남두현은 비리 검사의 전형성을 띤다. 능구렁이 같은, 뻔하디뻔한 인물이다. 그러나 인물을 담백하게, 동시에 고향인 부산 사투리로 재해석한 서현우의 연기가 입혀지면서 극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공정? 세상 엿 바까 문 지 천 년 됐다” “제가 부장(검사)입니다. 조금 동안이지예?” 대사 몇 마디로 캐릭터가 잡히는 명쾌한 연기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쾅’ 받았다. 연기생활 14년 만에 처음으로 선 시상식 ‘2024 SBS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받았다. 들어올린 트로피 뒤로 그의 눈물이 맺혔다.
배우 서현우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남두헌이 왜 악인이 될 수밖에 없냐는 전사에 기반한 접근보다, 수수한 모습을 가진 비리 검사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스폰서 검사답지 않다. 부티를 걷어냈다. 만 원짜리 카시오 시계를 찬다. 10년이 넘은 세단을 타고 출근한다. 수제 양복 대신 핏이 살지 않는 품이 큰 정장을 입는다. 무테안경 같은 사치품도 사양한다.
‘열혈사제2’ 서현우. 사진 |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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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두헌은 부조리한 모습을 감추기 위한 화룡점정으로 딸기스무디를 손에 들었다. 텁텁한 에스프레소 같은 인물에게 핑크빛 음료는 이질적이지만, 그를 희석하기에는 딱 맞다. 서현우가 낸 아이디어였다.
“저만의 설정이죠. 내면이 악인인데, 이를 가릴 수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어요. 검사장이 부르는 술자리에 갔다 다음 날 아침에 해장하는 용도로도 썼고요. 11회에 보면 부산 남부지청을 떠나면서 간판에다 뿌려버리죠. 부산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달랜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서현우의 ‘진짜’ 연기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됐다.
“극단에서 연극을 할 때는 꽤 후련하게 연기했어요. 하루는 한 선배가 저를 부르시더니 감정이 과해서 보는 사람이 불편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충격받았죠. 누구보다 몰입해서 연기를 했는데, 이게 과하게 느낄 수 있구나 싶었죠. 너무 우울했어요. 관객이 제가 해석한 인물을 따라가고 즐길 수 있게 생각하고 또 고민했어요. 그게 제 연기 변곡점이었어요.”
배우 서현우. 사진 | 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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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성찰은 그를 질적으로 성장시켰다. 미술, 분장, 의상, 조명 스태프에게 그가 맡은 인물에 관한 생각을 묻고 경청했다. 서현우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게 공감이라 생각한다. 인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스태프이기에 제 분량을 준비하면서 많이 열어두고 들었다”라며 “최근에 작품을 할 때마다 다른 인물로 표현되는 거 같다는 평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연기 청부업자’란 별명을 듣는 것도 최근 들어서다.
“청부업자는 롱백을 들고 다니면서 ‘어떻게 해드릴까요’ 하는 거잖아요. 참 재밌는 표현 같아요. 제게 그런 수식어를 만들어주셔서 더 용기가 나고 자신이 생기는 거 같아요.”
영화 ‘서울의 봄’(2023) ‘탈주’(2024)에선 카리스마 있는 군인으로, 디즈니+ ‘강매강’에선 사격국대 출신 경찰을 맡아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내년 방영될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SBS 드라마 ‘우리 영화’ 등도 기대감을 드높인다.
서현우는 “연기라는 게 어느 정도 하면 물이 오를 줄 알았는데, 할수록 어렵고 욕심은 더 커진다”며 “섬세한 연기로 작품세계가 나올 수 있게 더 잘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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