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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더 잘 던져줘야지" 김태형의 눈높이 확실하다…롯데 역사를 써야 할 '안경 에이스', 서른의 잔치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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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더 잘 던져줘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024시즌을 정리하면서 토종 선발진을 책임졌던 박세웅(30)에 대한 확실한 눈높이를 밝혔다.

박세웅은 지난해 30경기 173⅓이닝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 124탈삼진, 56볼넷, WHIP 1.41, 퀄리티스타트 14회의 기록을 남겼다. 선발진 줄부상 속에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170이닝이 넘는 이닝을 소화한 이닝이터였다.

5년 연속 규정이닝을 돌파했고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5년을 돌아보면,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빴다. 탈삼진 비율도 16.3%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구위와 제구의 위력 모두 떨어졌다.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라는 리그에서도 역대급 원투펀치를 두고도 롯데가 포스트시즌 경쟁에도 참가하지 못한 이유는 결국 토종 선발진이 아쉬움을 남겨서다. 박세웅도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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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픈 곳 없이 다시 한 번 시즌을 완주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지만, 냉정히 말해 이닝이터 그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투수가 중간에 한 번도 안 쉬고 계속 던졌다는 것은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고 선발 공헌도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더해서 내년(2025년)에는 더 잘 던져줘야 한다. (박)세웅이가 외국인 선수 빼고는 그래도 에이스다. 정말 달라져야 한다. 투수들의 리더로서, 국내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더 좋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롯데 내에서 박세웅만한 선발 투수가 없다. 리그 내에서도 박세웅만한 토종 투수 자원은 손에 꼽는다. 롯데가 프리에이전트(FA)를 1년 앞둔 박세웅을 5년 90억원에 비FA 다년계약으로 입도선매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의 눈높이처럼 롯데 구단이 바라는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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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력 자체는 구단 역사에서도 손에 꼽는다. 2010년 이후 구단 최다 이닝은 현재 박세웅의 몫이다. 롯데에서만 누적 1300⅓이닝을 돌파했다(KT 시절 28이닝). 롯데 역사를 통틀어서도 역대 7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원조 ‘안경 에이스’ 최동원(1292⅔이닝)을 넘어섰다. 올해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장원준(1326이닝)을 제치고 최다 이닝 6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놀라운 이닝 소화력 덕분에 ‘스탯티즈’ 기준 롯데 투수 부문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30.20으로 역대 6위다. 윤학길(39) 손민한(36.73) 최동원(36.28) 염종석(31.92) 송승준(31.70)이 박세웅의 앞에 있을 뿐이다. 커리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나쁜 시즌이었던 박세웅의 올해 WAR이 4.06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2년 내에 롯데 투수 WAR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이닝보다 역사적으로 더 인정 받을 수 있고 다승과 같은 수치에서 누적치를 쌓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롯데에서 통산 68승을 기록했고 이는 구단 역대 8위다. 다만, 7위의 장원준(85승)과 격차가 17승이다. 박세웅의 한 시즌 최다승이 12승(2017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다승 순위를 역전할 확률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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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T 위즈와 4대5 대형 트레이드 당시, 차세대 안방마님 장성우를 내주면서 데려온 미래 토종 에이스 재목이었다. 토종 에이스로서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당시 기대에 비해서는 성장 속도, 그리고 누적 성적을 쌓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롯데 역사를 써야 할 ‘안경 에이스’의 누적치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박세웅이 15승 투수로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게 롯데 구단 안팎의 기대치다. 15승을 거둘 정도면 자연스럽게 세부 수치들도 따라올 수 있다. 이제 박세웅도 어느덧 서른이다. ‘영건’이라고 부를 수 없는, 베테랑 선발 투수가 됐다. 선발 투수 박세웅을 본받으면서 따르는 후배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돌았던 좌완 영건 김진욱(23)은 “선발 투수로 처음, 시즌 끝까지 다 던져봤는데 처음이라 힘들더라”라며 “그래서 (박)세웅이 형이 진짜 대단한 것 같다. 이런 루틴을 꾸준하게 몇년 동안 계속 해서 완주를 하신 것 아닌가. 난 정말 아무 것도 아니고 좋아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세웅이 그동안 이뤄놓은 성적들 역시도 대단하다. 토종 선발 가운데 이 정도의 이닝 소화력을 보여준 투수가 없고 또 외국인 투수들에도 꿀리지 않는다. 하지만 박세웅에게 규정이닝 훈장 이상의 것을 원한다. 박세웅도 커리어의 반환점에 접어든 서른이 됐다. 박세웅은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른의 잔치’를 펼칠 수 있을까. 박세웅이 ‘서른의 잔치’를 성대하게 연다면, 롯데의 가을야구 목표도 가뿐하게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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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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