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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혹시 했는데” 역시 빅리그행 김혜성, 2025년 최대어 놓친 구단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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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혜성특급’ 김혜성(LA 다저스)이 역시 빅리그행을 택했다.

2025년 시장 최대어가 될 수 있었던 김혜성이 LA 다저스행을 택했다. 그를 놓친 KBO리그 일부 구단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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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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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측 에이전트 CAA 관계자는 4일(한국시간) “김혜성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보장 금액은 3년 총액 1250만달러(약 184억 원)으로 이후 상호 합의에 따라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외신에 따르면 김혜성의 2년 옵션은 2028년과 2029년 500만 달러씩 총액 1000만 달러가 걸려 있고, 해당 시즌 500타석 이상 나설 경우 50만 달러씩 총액 100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만약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2028년 혹은 2029년 김혜성은 150만 달러를 받고 FA 자격을 얻게 된다. 옵션이 모두 발동되고 보너스까지 수령하면 최대 2350만 달러(345억 920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계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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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A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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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BO리그 현역 최고의 2루수는 빅리그로 떠나게 됐다.

김혜성은 지난해까지 8시즌 통산 953경기서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 0.767의 성적을 냈다.

특히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 이후부터인 2021시즌에는 유격수로, 2022년부터 올 시즌까지는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21년 한 차례 도루왕에 올랐고, 2024시즌에는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1을 기록했다

통산 4차례, 4년 연속 골든글러브에서 증명이 되듯이 김혜성은 현역 최고의 2루수로 꼽힌다. 일부 송구 약점 등이 개선된다면 당장 주전 유격수로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당장 FA 시장에 나올 경우에도 최대 매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2루수와 유격수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은 매우 희소하다.

내야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봐도 그 명암이 뚜렷하다.

KBO리그 전체 3루수 핫코너의 경우 선수층이 어느덧 매우 탄탄해졌다. 김도영(KIA)이 2024시즌 KBO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휩쓸며 급부상했다. 거기다 노시환(한화), 문보경(LG), 김영웅(삼성), 손호영(롯데) 등의 공격력이 돋보이는 젊은 타자들이 최근 몇 시즌간 급부상하고 있다. 거기다 송성문(키움)과 같이 지난 시즌 늦깎이 활약을 펼친 중간층 세대, 지난해 KBO리그 통산 홈런 1위에 오르며 여전한 기량을 뽐낸 최정(SSG) 등 구관의 활약까지 신-구를 아우르는 세대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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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즌 MVP 김도영.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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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적으로 센터 내야수인 유격수와 2루수 등의 KBO리그 전체 세대교체는 더딘 편이다.

먼저 유격수 포지션에선 박찬호(KIA)가 2024시즌 첫 골든글러버가 된 것을 비롯해 박성한(SSG)이 KBO리그 대표 유격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오지환(LG)이 최근 2시즌간 아쉬운 성적을 냈고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는 등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급격히 옅어지고 있다. 거기다 신예 선수들의 성장도 여전히 더딘 편이다.

KBO리그 전체 2루수 포지션의 뎁스 역시 마찬가지다. 김혜성이 KBO리그를 떠나면서 김선빈(KIA), 박민우(NC) 등 베테랑들이 새로운 왕좌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신민재(LG) 정도를 제외하면 구단 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대표 2루수 자원들이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 상황을 두고 KBO리그 내부에서도 비상한 관심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말 일부 언론을 통해 김혜성의 귀국 소식이 잘못 알려지면서 관심도가 치솟았다.

김혜성이 예술체육요원(병역 특례)으로 대체복무를 하는 군인 신분이라 체류에 제약이 있어 귀국한 것이었는데, 일부 언론에선 김혜성의 포스팅 이적이 진전이 없고 마감 시한(한국 시간 1월 4일 오전 7시)이 다가오면서 빅리그 불발 가능성과 함께 트레이드설이 불거진 것이다.

보도의 골자는 김혜성이 만족스러운 계약을 받지 못했고, FA 재수를 선택한다면 이미 김혜성을 배제하고 내야 구상을 마친 키움이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 수급과 운영 자금을 동시에 확보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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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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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지난해 12월 19일 조상우를 KIA로 보내면서 현금 10억원과 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진행한 것과 같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김혜성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입장은 키움과 타 구단 간에 극명하게 나뉘었다. 먼저 키움 구단 내부에선 김혜성의 포스팅 마감일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서도 느긋한 분위기가 읽혔다. 실제 한 내부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의 복수 구단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는 게 김혜성 측의 입장”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이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포스팅 기간이 끝나기 전에 메이저리그 계약 발표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다른 복수의 관계자들 역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으로부터 다년 계약을 받고 행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내 유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에 주목했던 구단들도 있었다. 모 구단 핵심 관계자 A씨는 “김혜성이 국내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지 않겠나”라면서도 “만약 김혜성이 돌아 온다면 우리 구단을 포함해서 트레이드에 관심있는 구단이 많을 것이다. 상당한 수준의 현금을 포함해 신인 지명권 2장 이상과 추가로 유망주 정도를 내줘야 하지 않을까”라며 트레이드 규모를 예상하기도 했다. 물론 엄청난 수준의 보상이지만 설령 이같은 보상을 내주더라도 김혜성을 잡는 게 이득이라는 게 A씨의 의견이었다.

야구 관계자 B씨 역시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만약 김혜성이 트레이드 매물로 나온다면 달려들 구단이 한 둘이 아닐 것”이라며 “당장 FA 최대어급으로 내야 전력을 확실하게 보강할 수 있는 자원인데 1년 단기라도 관심 있는 구단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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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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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결국 ‘혹시나’하는 관심과 달리 많은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역시나’ 김혜성은 메이저리그행을 택했다.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는 총액 계약 규모지만 안정보단 도전을 택한 모양새다. 대부분의 KBO리그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결과다.

발표 직후 반응도 엇갈린다. 애초에 김혜성의 빅리그 진출 외엔 사실상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았던 키움은 ‘자랑스럽다’는 구단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반색했다.

“김혜성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한다”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팀으로 가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히어로즈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 준 김혜성 선수에게 고맙다”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김혜성이 역대 9번째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선수다. 특히 히어로즈 프랜차이즈는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4년 1100만달러), 2016년 박병호(미네소타-4년 1200만달러), 2021년 김하성(샌디에이고-4년 2800만달러), 2024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6년 1억 1300만달러)까지 포스팅으로 역대 4명의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보낸데 이어 김혜성까지 무려 5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게 됐다.

키움은 “메이저리그는 모든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최고의 선수들만 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팅에 도전하고, 결과를 이뤄 낸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다. 팀의 성과를 넘어 KBO리그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한다”면서 “또한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다섯 번째 빅리거를 배출 한 점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두둑한 이적료도 챙긴 키움이다. 키움은 보장 금액 보장금액 1250만달러의 20%인 250만달러를 이적료로 받게 된다. 추가로 연장 옵션 2년이 발동된다면 KBO와 MLB 사무국이 체결한 규약에 따라 해당 총액의 15%를 더 받는다. 이 경우 세부 내용 등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최대 385만달러(약 56억7000만원)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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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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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키움은 김혜성의 이탈을 대비해 일찌감치 올 시즌 구상을 준비해 왔다. 최근 몇 시즌간 트레이드 등을 통해 대거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했고, 젊은 내야수들을 영입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스프링캠프 경쟁 등을 통해 다양한 포지션 경쟁을 펼쳐 내야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극적인 전력 강화 가능성이 불발된 일부 구단은 아쉬움이 남은 모양새다. 모 구단의 관계자 B씨는 “거의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국내로 유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야구인으로서 김혜성 선수의 진출을 축하한다”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현재 다가올 올 시즌 1,2군 코칭스태프 및 스프링캠프 명단 등을 확정하면서 2025시즌을 치를 막바지 채비를 마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사실상 기정사실이었기에 특별한 동요는 읽히지 않는 분위기다.

또한 FA 시장에 일부 미계약자들이 남아 있고 추가 트레이드의 가능성도 있지만 ‘김혜성의 유턴’과 같이 리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빅이슈’는 없을 것 같다는 분위기. 각자의 고민 속에 조용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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