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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남자 프로배구는 그야말로 ‘대한항공 천하’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우리카드를 3승2패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래 2023~2024시즌까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집어삼켰다. 통합우승 4연패는 과거 ‘삼성화재 왕조’도 해내지 못한 대위업이다.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달성했지만, 통합우승은 3연패(2011~2012부터 2013~2014까지)에 그친 바 있다.
어쩌면 2024~2025시즌은 V리그 두 번째 왕조인 ‘대한항공 왕조’가 막을 내린 시즌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챔프전 우승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통합우승의 선결조건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엔 매우 험난해진 상황이다. 3라운드까지 전반기를 마친 현재 대한항공(승점 36, 11승7패)은 현대캐피탈(승점 46, 16승2패)에 승점 10 뒤진 2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아직 맞대결이 세 차례 남아 역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1~3라운드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음을 감안하면 남은 세 차례 맞대결마저 모두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통합우승 5연패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한항공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승부수를 던졌다. 먼저 팀 공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를 바꿨다. 시즌 전 트라이아웃에서 3.57%의 확률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뽑은 요스바니(쿠바)를 다시 복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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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는 지난 시즌 삼성화재에서 득점 1위(1068점), 공격종합 7위(50.79%), 서브 1위(세트당 0.546개)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레오와 함께 최고의 외인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엔 과거 2020~2021시즌 챔프전 우승을 함께 했던 대한항공 소속으로 뛰게 됐지만, 시즌 첫 2경기만 뛰고 어깨 부상으로 인해 이탈했다.
요스바니의 공백을 막심 지갈로프(러시아)로 메우던 대한항공은 지난 연말 요스바니를 복귀시킬지, 막심과 시즌 끝까지 동행하느냐의 기로에 놓였다. 막심도 12경기만 뛰면서도 득점 5위(276점), 서브 3위(세트당 0.383개)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냈지만, 대한항공의 선택은 요스바니였다.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 범용성과 더불어 상대를 파워로 짓누를 수 있는 폭발력은 요스바니가 더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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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의 복귀와 더불어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도 교체했다. 이란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모라프 아레프를 내보내고 리베로 포지션을 보강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리시브 2위(50.75%), 디그 1위(세트당 2.842개), 수비 1위(세트당 5.367개)를 기록하며 베스트7 리베로 부문상을 수상한 이가 료헤이(일본)를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때도 료헤이 영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그러나 지명권 추첨 결과 2순위가 나온 한국전력이 3순위 대한항공보다 한 발 앞서 료헤이를 지명하면서 놓치고 말았다. 1년을 더 기다려 대체 선수로 영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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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한항공은 전반기 남자부 최고의 수비팀이었다. 팀 리시브 효율 1위(39.07%), 팀 디그 1위(세트당 11.378개), 팀 수비 1위(세트당 18.500개)에 올랐다. 그럼에도 료헤이를 데려온 것은 리베로 포지션의 수비력이 아쉽다는 판단에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4시즌 간 팀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오은렬이 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대한항공은 강승일, 정성민, 박지훈, 송민근까지 4명의 리베로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비력이 영 마뜩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인 곽승석을 리베로로 기용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최고의 리베로로 활약한 료헤이의 합류로 곽승석은 이제 본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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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와 료헤이, 두 선수의 합류로 대한항공은 후반기에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대한항공의 통합우승 5연패의 성패는 남은 후반기 18경기에 달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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