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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저희 잘 할 줄 알았어요.”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 목소리에는 여유가 넘쳤다. 전 감독은 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비시즌에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분명 과거보다 10∼20% 이상 전력이 상승했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고 자신했다.
개막 전만해도 SK를 주목하는 팀은 없었다. 모두가 원주 DB나 부산 KCC를 우승후보로 꼽았고, SK는 6강 경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SK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전 감독은 “성적이 좋았던 해 여름에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등 대회에 나서느라고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며 “선수들도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부상자도 나오지 않아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고 웃었다.
2024~2025시즌 초반 치열한 순위싸움 중 SK는 9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선두자리를 꿰찼다. 전 감독은 “SK는 15연승(2021~2022시즌)도 해봤고, 지난 시즌에는 12연승도 기록했기 때문에 연승이 신경 쓰이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단, 연승기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는 게 느껴질 정도로 치열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9연승이 끊긴 뒤 SK는 3연패에 빠졌다. 전 감독은 “연승이 이어지면서 선수들 태도랄까 눈빛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연승기간 후반부터 선수들의 개인적인 플레이와 이기적인 모습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 기간은 오히려 SK에게 도움이 됐다. 전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문제는 꼭 한번 드러나게 된다”며 “올 시즌은 매를 일찍 맞았고 문제를 풀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영상분석을 통해 문제를 찾았다고 강조했다. 전 감독은 “연패 후 비디오미팅을 갖고 선수들이 저지른 실수 등을 낱낱이 파헤쳤다”며 “누가 필요 없이 공을 오래 잡고 있었는지, 동선은 어떻게 엉켰는지 등 4000컷 이상의 문제를 잡아냈다”고 소개했다. 3연패 이후 치른 7경기에서 SK는 6승1패를 기록했고, 올 시즌 SK는 19승 6패로 단독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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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패기간 중 자밀 워니는 돌연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워니는 2019~2020시즌부터 SK 유니폼을 입은 효자 외국인으로 올 시즌 개인통산 최다이자 리그 1위인 평균 25.1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전 감독은 “워니가 소셜미디어(SNS)에 그런 글을 남긴 뒤 따로 대화를 해보지 않았다”고 “본인이 생각인지, 아니면 가족들 의견인지 모르겠지만 과거 미팅에서도 워니는 농구를 오래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예민해 감정 기복도 심한 워니가 연패기간 속상해서 한 말이길 바란다”며 “흘러가는 생각이길 바라면서 존중해 주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SK를 대표하는 건 속공이다. 올 시즌 SK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8.8개 속공을 기록 중이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5.0개)와 차이가 크다. 전 감독은 “솔직히 많이 하긴 한다”면서도 “선수들도 속공할 때 즐거워하고 활발해진다”고 웃었다. 이어 “과거에는 상대가 속공을 끊을 때 반칙을 하면 유파울(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반칙)을 줬는데 롤이 바뀌면서 일반 반칙을 분다”며 “SK에 불리해진 측면이 있지만 상대 팀파울이 빠르게 늘어나니 그걸 노린다”고 소개했다.
강점이 뚜렷한 만큼 3점이 약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7.5개의 3점슛을 넣고 있다. 이는 안양 정관장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적다. 이에 전 감독은 “성공률은 30% 수준(29.9%)으로 리그 중간은 한다”고 반박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외곽슛까지 좋으면 연봉을 도대체 얼마씩 줘야하며, 3점까지 잘 던지는 SK를 어떻게 막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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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감독은 50경기 이상 치른 리그 사령탑 역사상 승률 1위다. 전 감독은 6일 현재 126승61패로 승률은 0.684에 달한다. 전 감독보다 높은 승률을 가진 45경기에서 31승14패를 거둔 박인규 전 감독(0.689) 뿐이다. 다승은 영구제명된 강동희 전 감독에 1승 뒤진 20위다. 전 감독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런 상황인 줄 몰랐다”며 “특별한 목표를 갖기보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전 감독은 어려운 질문이라며 웃었다. “원래 4강 정도 할 거 같아서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지금 우리가 1위라 어떻게 이 얘기를 하겠느냐”며 “선수들 안 다치게 경기를 운영하는 거로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SK는 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만난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2위 현대모비스와 격차를 1.5경기로 벌리게 된다. 전 감독은 최다승 공동 19위에 올라 18위인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129승)을 2승차로 추격하게 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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