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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2024~2025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7일 서울 장충체육관. 세트 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선 5세트 GS칼텍스가 14-13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상황. 흥국생명의 서브 차례. 김연경이 코트 뒤로 가서 서브를 날렸다.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물론 취재진들도 모두 놀라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연경의 플로터 서브가 네트를 넘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이 났다. 전반기를 14연패의 수렁에 빠져 끝냈던 GS칼텍스가 세트 스코어 3-2(25-19 25-18 22-25 21-25 15-13)로 시즌 2승(17패)째를 신고하는 순간이었다. 천하의 배구여제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음을, 그 역시 신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한판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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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선두 흥국생명과 최하위 GS칼텍스의 맞대결이었음에도 시종일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1,2세트는 GS칼텍스의 완승이었다. 연패를 끊기 위해 GS칼텍스 지젤 실바(쿠바)의 공격은 1세트부터 불을 뿜었다. 1세트 10점, 2세트 11점을 폭발시키며 흥국생명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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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왼쪽 무릎 힘줄 파열 부상으로 이탈한 투트쿠(튀르키예) 대신 영입한 마테이코(폴란드)는 이날 V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197cm의 큰 신장은 위압적이었지만, 그게 다였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엉성한 팔 스윙. 아무리 신체조건이 좋아도 공격에 힘을 실어보내기 위해선 팔을 활시위마냥 크게 젖혔다가 때려야하는데, 마테이코의 백스윙은 이례적으로 짧았다. 힘이 실리지 않은 공격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맹훈련을 버텨내며 독기로 충만한 GS칼텍스의 수비를 뚫어낼 리가 만무했다. 1,2세트 도합 3점, 공격 성공률 15.79%, 공격 효율 0%, 범실 3개로 득실마진 0만 남기도 3세트부터는 웜업존을 지켜야했다. 이날 GS칼텍스 실바가 팀 공격의 57.14%를 책임지면서 57.14%의 성공률로 무려 51점을 몰아쳤기에 마테이코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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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이코가 빠진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던 정윤주가 들어가고, 그 자리에 김다은이 투입되면서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올라갔다. 3세트엔 6점을 터뜨린 김연경의 활약으로, 4세트는 서브득점 3개 포함 12점을 대폭발시킨 정윤주의 활약 덕분에 기어코 승부를 4세트로 끌고가긴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비록 서브 범실 엔딩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남겼지만, 이날도 김연경은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리시브를 받아 서브득점 허용 하나 없이 14개를 세터 머리 위에 정확히 보냈다. 무려 60.87%의 리시브 효율이었다. 공격에서도 시즌 평균보다는 10% 이상 떨어지는 35.56%의 성공률을 보이긴 했지만, 16점을 올리며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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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5세트 막판에 보인 모습은 평소의 김연경답지 않는 흔들림이었다. 12-12에서 페인트를 시도하다 오세연에게 블로킹을 허용했다.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네트를 강하게 내리치다 주심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경기를 끝낸 서브 범실은 이때 흔들린 멘탈의 여파일 수도 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마테이코의 기대 이하의 모습은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험난한 선두 수성을 예감하게 했다. 마테이코가 이날 보인 모습이 아직 새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적응의 문제라면 다행이겠지만, 스윙 매커니즘이나 기본기의 문제라면 김연경은 투트쿠가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오기 전까지 더 많은 공격부담을 갖고 뛰어야 한다. 아무리 김연경이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그녀도 이제 해가 바뀌어 이제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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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마테이코에게는 적응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투트쿠와는 피지컬도 그렇고 다른 유형의 선수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고, 더 지켜보겠다”라면서 “주전 중 여럿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제대로 손발을 맞추고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게 경기력에도 드러났다”고 패배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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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점 1을 챙겨 승점 44(15승4패)가 된 흥국생명. 8일 김천에서 도로공사를 상대하는 2위 현대건설(승점 41, 13승5패)이 승점 3을 챙길 경우 승점 동률을 이루게 된다. 그렇게 되더라도 승률에서 앞서기 때문에 아직은 선두는 지킬 수 있다.
장충=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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