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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다섯 멤버가 본격적인 독자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행보에 응원의 목소리도 커지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피로감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하던 당시 “미리 정해진 스케줄은 예정대로 소화하겠다”고 밝혔던 멤버들은 소속사인 어도어와 관계에서 예정된 스케줄을 대부분 마쳤다. 지난 한 달여 간 각종 연말 시상식과 콘서트 게스트 등으로 무대에 섰다.
반면 어도어 측은 (예정된) 활동이 끝났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일정 역시 멤버들과 논의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복잡한 타임라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법적 분쟁이 시작된 후 다툼은 어도어의 유일한 소속 그룹 뉴진스에게 넘어왔다. 직간접적으로 민 전 대표와의 동행을 암시한 뉴진스는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불만을 드러냈고,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멤버들은 그간 전속계약 해지 수순을 밟던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을 제기하지 않은 채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어도어는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뉴진스와 함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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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촉발된 ‘직장 내 따돌림’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하니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여기에 호주·베트남 이중 국적의 하니의 비자 만료 우려도 나왔다. 멤버들이 주장하는 대로 계약 해지될 시 고용 계약을 우선으로 하는 E-6 비자는 발급될 수 없다. 어도어는 전속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비자 연장을 위한 서류 준비는 모두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해지를 주장하면서도 팬과의 소통엔 힘을 실은 멤버들이다. ‘젠지(GEN-Z) 아이콘’답게 새 행보의 시작은 SNS 개설이었다. 기존 어도어 소속으로 운영되던 공식 계정을 멈추고 지난해 새 계정 ‘진즈포프리(jeanzforfree)’를 열고 소통을 강화했다. “(이 계정이) 진짜 우리”라고 강조한 멤버들의 게시글에 어도어는 “우리가 개설한 뉴진스의 공식 SNS 이외의 모든 계정은 계약상 사전 협의 없이 개설된 것”이라며 “해당 계정 및 콘텐츠 게재와 관련해 광고주 등 제3자의 문의와 항의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새로 만든 SNS 계정과 독자적인 스케줄 소화 등은 만일 위약금을 책정할 경우 멤버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으니 내야할 이유가 없다.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는 멤버들의 주장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멤버들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쇼에 출연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서 뉴진스라는 팀명을 쓰지 않고 본명을 사용했고, 민지는 ‘민희진’이 적힌 티셔츠를 착용해 여전한 유대감을 보여줬다. 어도어와의 갈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간의 심정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 일정은 어도어와 상의 없이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대표와 멤버들에 편에는 여론이, 하이브와 어도어의 편에는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연예 종사자들의 상대적인 지지가 쏠리는 모양새다. 비자와 위약금, 팀명 등 전속계약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다. 뉴진스이지만 뉴진스가 아닌, 양측이 ‘계약 해지’와 ‘존속’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행보는 법적인 절차밖에 없어 보인다.
1년 가까이 지속하고 있는 양측의 법적 분쟁에 대중의 피로감은 나날이 쌓여만 간다. 더욱이 이들의 갈등이 가요계의 이슈를 모두 집어삼킨다는 점도 동료 가수들과 연예 기획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두가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을사년 시작점에서 어도어와 뉴진스의 분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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