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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축구협회장 선거 절차적 위법”… 법원, 선거 직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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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선거금지 가처분 인용

8일 예정된 선거 등 일정 중단

정몽규 회장 4선 유력 전망 속

이번 결정에 판세 요동 가능성

3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임원진 없는 상태로 치를 수도

법원이 ‘제55대 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허정무 축구협회장 후보 주장을 받아들였다. 선거 예정일 하루 앞두고 내려진 법원 결정에 차기 축구협회장을 뽑는 투표는 연기됐다. 각 후보는 다음 선거 일정이 나오기까지 유세 활동을 중단하게 됐고, 한국축구는 최악의 경우 대한축구협회 임원진 없는 상태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는 최대한 빠르게 선거 날짜를 잡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7일 인용했다. 이로써 8일로 예정됐던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기약 없이 중단됐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이 불투명한 점 △절차가 제대로 공고되지 않은 점 △오프라인 직접 투표만 가능해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표를 행사할 수 없는 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점 등 선거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세계일보

토론회 현수막 철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선거 관련 토론회 현수막을 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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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며 허 후보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대해 허 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한 선거 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경종을 울린 것으로,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에는 12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정몽규 회장과 허 후보, 또 신문선 후보가 나서 삼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축구계 안팎에서 이번 선거 역시 정 후보 측으로 기울어 4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천안에 건설 중인 대한민국 종합축구센터 완공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법원이 허 후보 주장을 인정하면서 선거 판세도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보통 가처분 신청 이후 2개월 뒤 선거 일정이 잡힌다”며 “일정에 따라 다음 스텝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955년 1월13일생인 허 후보는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허 후보 측은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고자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나이 제한으로 출마 자격이 없어지면 더 훌륭한 후배 축구인들이 나서 새롭게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남은 모든 힘을 모아 최대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후보 측 주장대로 2개월 뒤 선거가 치러질 경우 한국축구는 의사결정자 없이 3월 오만과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현재 축구협회 임원 임기가 21일까지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가 결정문을 검토하면서 선거가 최대한 빠르게 치러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선거운영위가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축구계 고위 관계자는 “선거에 대한 불공정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선거운영위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선거운영위의 무반응에 법원에서 판단 고민을 덜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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