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선거금지 가처분 인용
8일 예정된 선거 등 일정 중단
정몽규 회장 4선 유력 전망 속
이번 결정에 판세 요동 가능성
3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임원진 없는 상태로 치를 수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7일 인용했다. 이로써 8일로 예정됐던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기약 없이 중단됐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이 불투명한 점 △절차가 제대로 공고되지 않은 점 △오프라인 직접 투표만 가능해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표를 행사할 수 없는 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점 등 선거가 불합리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에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토론회 현수막 철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선거 관련 토론회 현수막을 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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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며 허 후보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대해 허 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한 선거 운영에 대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경종을 울린 것으로,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에는 12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정몽규 회장과 허 후보, 또 신문선 후보가 나서 삼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축구계 안팎에서 이번 선거 역시 정 후보 측으로 기울어 4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천안에 건설 중인 대한민국 종합축구센터 완공을 위해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법원이 허 후보 주장을 인정하면서 선거 판세도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보통 가처분 신청 이후 2개월 뒤 선거 일정이 잡힌다”며 “일정에 따라 다음 스텝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955년 1월13일생인 허 후보는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허 후보 측은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고자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나이 제한으로 출마 자격이 없어지면 더 훌륭한 후배 축구인들이 나서 새롭게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남은 모든 힘을 모아 최대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후보 측 주장대로 2개월 뒤 선거가 치러질 경우 한국축구는 의사결정자 없이 3월 오만과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현재 축구협회 임원 임기가 21일까지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가 결정문을 검토하면서 선거가 최대한 빠르게 치러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계에서는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선거운영위가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축구계 고위 관계자는 “선거에 대한 불공정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선거운영위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선거운영위의 무반응에 법원에서 판단 고민을 덜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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