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톱텐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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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일본의 전설적인 가수, J-POP의 레전드 나카시마 미카가 MBN 음악 예능쇼 ‘한일톱텐쇼’에 ‘월드 클래스 귀호강’을 선사했다.
나카시마 미카(中島美嘉)는 2005년 12월 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05 한일 우정의 해 기념콘서트- FRIENDS’에 V6와 히라하라 아야카와 함께 일본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MBC는 이 공연을 12월 25일 밤 늦게 90분간 방송했다. 진행은 차태현과 유민이 했고, 연출자는 ‘세바퀴’를 연출하고 MBC를 퇴사해 지금은 외주제작자로 활동하는 고재형 PD였다.
당시 나카시마 미카는 ‘눈의 꽃’을 불러 엄청난 반응이 나왔다. 그 노래는 한 해 전인 2004년 ‘미사 폐인’들을 양산하며 크게 히트한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제곡이 돼 박효신이 불러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켄지가 개사해 박효신이 부른 이 노래도 대단했다.
하지만 19년전인 당시만 해도 지상파에서 일본가수가 일본가사로 전곡을 부르자, 좋으면서 적잖이 당황했던 것 같기도 했다. 항의와 악플도 달렸다. 밤 11시가 넘어 방송하지 않고 프라임 타임대에 했다면 더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이제 MBN ‘한일톱텐쇼’에서 나카시마 미카가 ‘유키노 하나’를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린다. K-팝이 글로벌화된 상태에서 우리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동시에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고 타이밍을 포착한 크레아 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PD)의 남다른 감각도 한몫했다고 본다.
가수와 배우로도 활동하는 나카시마 미카가 19년전 한국에서 공연 무대에 올라 MBC에서 방송된 적은 있지만, 국내 방송국을 찾아 녹화한 프로그램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청자들도 “미카가 한국 프로그램에 나오다니! 이건 진짜 역사적 사건!” “미카는 레전드였다! 완전히 무대 미쳤다!” “이런 월드 클래스 눈호강 귀호강을 한일톱텐쇼에서 하네요! 고퀄 무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등 호응을 쏟아냈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한일톱텐쇼’ 31회에서는 나카시마 미카가 출연해 ‘한일톱텐쇼’ 멤버들이 펼치는 ‘겨울 명곡 대전’을 함께했다. 특히 나카시마 미카는 ‘雪の華’에 이어 한국 TV 방송 최초로 가사가 인생철학을 담고있는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을’을 불러 감동과 눈물을 선사했다.
먼저 나카시마 미카는 ‘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등장, ‘雪の華’로 환상적인 역대급 무대로 포문을 열어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국 팬들이 애타게 기다렸다는 MC 강남의 말에 부끄러워하던 미카는 “‘한일톱텐쇼’ 애청자다”라고 ‘한일톱텐쇼’ 출연 이유를 밝혀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첫 번째 ‘디바 대결’은 ‘한일톱텐쇼’ 대표 디바 린-마이진과 별사랑-조정민-강혜연이 팀으로 맞붙었다. 별사랑-조정민-강혜연은 “미카 상도 함께 즐길 수 있게 세계적인 곡으로 준비했다”라는 출사표와 함께 ‘람바다’로 농도 짙은 섹시함을 분출했다. 넋 놓고 지켜보던 전유진은 “어른이란 것은 이런 것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고 배워야겠다”라며 꼬물거리는 춤사위를 보였다. 린-마이진은 ‘한바탕 웃음으로’로 에너지 넘치는 유쾌한 하모니를 전달했고 미카는 환한 미소로 무대를 즐겼다.
다음으로 ‘미카가 사랑한 노래’ 대결에는 마이진, 조정민, 아키가 등장했고, 아키는 미카의 ‘꽃다발’을 선곡했다며 미카의 최애색인 보라색 꽃다발을 전달해 감동을 배가시켰다. 마이진은 미카도 리메이크했던 오자키 유타카의 ‘I love You’를 특유의 시원한 가창력과 감미로움의 밸런스로 완성해 “오자키 유카타를 좋아한다. ‘I love You’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는 미카를 울컥하게 했다. 조정민은 미카가 힘들었을 때 팬들이 미카를 위해 다 같이 불러준 곡이라는 ‘A Miracle for you’를 ‘맨발의 디바’ 미카를 오마주하며 혼신을 다해 열창, 미카를 오열하게 했다.
이후 나카시마 미카는 온 몸을 통해 카리스마와 메시지를 뿜어낸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스페셜 무대로 먹먹한 여운을 전했다. 미카는 “정말 텔레비전에서 처음 불렀다”라며 특별 선곡임을 강조한 뒤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감동과 힘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마음을 담아 불렀다”라는 말로 따스한 위로를 건넸다.
‘이별 노래’ 대결에 전유진과 김다현이 소환되자 손태진은 “이별이 아닌데. 만나봤어야지?”라고 의문을 드러냈고 전유진은 “저도 충분히 많이 겪어봤다”라는 말로, 김다현은 “남자친구와 아픈 이별을 한 경험이 있다”라는 말로 현장을 들끓게 했다. 김다현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냐며 웅성대자 김다현은 “유치원 때. 아픈 상처였는데”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유진은 ‘사랑아’로 애절한 한을 풀어냈고 19살에 데뷔한 미카는 “그때는 잘 모르고 부른 적이 있다”라며 전유진 나이 때를 회상했다.
김다현은 ‘눈이 내리네’를 선곡해 성숙하고 깊은 감정선을 터트려 미카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두 사람의 1대 1 대결에 대해 김다현이 처음이라고 하자, 전유진은 “댄스 트롯으로 대결했는데. 다현이가 이겨서 기억을 못한다”라고 해 박장대소케 했다.
다음으로 ‘얼리는 팀’ 막내 황금 조합 김다현-아키와 ‘녹이는 팀’ 불타는 삼촌 손태진-신성이 극과 극 대결을 벌였다. ‘보일러 보이즈’라는 팀명의 손태진-신성은 “이 추위를 사르르 녹여드리겠다”라며 ‘사르르’를 환장의 댄스와 코믹한 퍼포먼스로 소화했지만 미카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MC 강남의 말에 속상해했고, 미카는 폭소했다. ‘꽁꽁 자매’로 나선 김다현-아키는 ‘사랑의 밧줄’을 통해 귀염뽀짝한 댄스 퍼포먼스로 러블리함을 발산했고 미카 뿐만 아니라 현장 모두를 미소 짓게 했다.
발매한 OST만 30곡 이상인 ‘OST 여왕’ 미카에 어울리는 ‘OST 대전’에서는 ‘K-OST 여왕’ 린과 OST를 내고 싶은 신성과 김유하가 출격했다. 좋아하는 한국 작품에 대해 미카는 “한국작품 많이 봐서 하나만 못 고르겠다. 린 씨가 노래한 드라마 2개는 다 봤다”라는 말로 린의 위상을 입증했다. 김유하는 미카의 ‘Orion’을 9살 나이가 무색한 감성으로 전해 미카에게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거 같다”라는 입틀막 놀람을 일으켰다. 린은 ‘호텔 델루나’ OST인 ‘그대라는 시’로 서정적인 감수성을 폭발시키며 ‘K-OST 여왕’의 격이 다른 명불허전 무대를 전했다. 신성은 신나는 OST ‘오키도키야’로 흥과 텐션을 최대로 터트리며 미카를 들썩거리게 했다.
이어 손태진, 별사랑, 신성과 아키 세 팀의 ‘글로벌 대전’에서 손태진은 “글로벌 판정단 중 러시아분이 있다면 표 하나는 무조건 가져간다”라며 원곡이 러시아 민요인 ‘모래시계’ OST ‘백학’을 불러 무대를 압도했다. 신성은 “순수 우리 한글로 이뤄진 아름다운 곡”이라며 ‘풀잎사랑’을 설명한 뒤 아키와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드리웠고, 남자와의 듀엣은 어렵다는 아키가 신성에게 엄지척을 내밀어 반전을 안겼다. 별사랑은 번안곡인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깊은 음색과 풍부한 감정선으로 표현해 미카의 박수를 이끌었다.
‘대한민국이 사랑한 나카시마 미카 곡 대결’에서는 전유진, 그리고 손태진과 강혜연이 막강한 대결을 펼쳤다. 전유진은 영화 ‘나나’의 주인공인 미카를 오마주했다며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고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GLAMOROUS SKY’를 뽑아내 미카에게 “멋있었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손태진과 강혜연은 미카의 ‘연분홍빛 춤출 무렵’을 심장을 파고드는 아련함과 화합의 하모니로 완성, 강남으로부터 “내가 볼 때 둘이 사귄다”라는 의구심을, 미카로부터는 “제 노래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2006년 린이 미카의 ‘WILL’을 리메이크했다는 미카와 린의 특별한 인연이 밝혀졌고 두 사람은 ‘WILL’을 신들린 음색과 환상적인 화음으로 완성, 아름다운 선물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미카는 “정말 즐거웠다. 음악이 주는 힘을 다시 배워간다”라는 감동적인 소감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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