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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난 양민혁 아빠 아냐" 손흥민, 훈련장에선 머리 쓰담쓰담...'미니게임 득점포'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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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양민혁(19)의 토트넘 홋스퍼 훈련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캡틴' 손흥민(33)도 옆에서 그를 챙겨주는 모습이었다.

토트넘은 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실내 훈련뿐만 아니라 잔디 위에서 슈팅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양민혁은 미니 게임에서 정확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기도 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양민혁은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3번째 한국 선수다. 그는 지난 7월 토트넘과 계약했다. 당시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인 그의 입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 양민혁을 원하는 팀은 한두 곳이 아니었다. 김병지 강원 대표 이사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빅클럽, 중위권 팀, 챔피언십에서 막 올라온 팀, 라리가 상위권 팀도 양민혁을 영입하고자 연락을 보냈다. 하지만 양민혁은 모두 '단칼에' 거절하고 토트넘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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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1달 만에 토트넘 입단 확정. 말 그대로 만화 같은 양민혁의 스토리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했고, 제주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다. 데뷔 35초 만에 도움을 작성하기도 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직접 득점포를 가동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강원도 양민혁의 활약을 높이 사 일찌감치 프로 계약까지 체결했다. 2006년생인 그는 K리그 무대를 누빈 지 고작 3개월 만에 프로 신분으로 올라서게 됐다. 준프로 신분은 1년 유지되지만, 강원이 6개월 빨리 선물을 안긴 셈.

양민혁은 토트넘 이적이 확정된 뒤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데뷔 시즌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손에 넣었고, 시즌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토트넘에서 날개를 펼칠 일만 남은 양민혁. 그는 이번 주 토트넘의 요청에 따라 영국으로 출국하면서 팀에 조기 합류했다. 그는 출국장에서 "개인적으로 얼른 합류해 토트넘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라며 "아직 손흥민 선수가 어렵다. 그래도 친해진 다음에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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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과 토트넘 대선배인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라며 "그는 마이키 무어와 비슷한 나이다. 모두가 마이키를 좋아하듯 양민혁이 왔을 때도 그를 같은 방식으로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양민혁은 K리그 첫 시즌에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 밝은 선수이고 두려움이 없다"라며 "양민혁이 매우 밝은 선수라 그가 오는 것이 기대된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돕고 싶다. 하지만 그에게 압박을 주지 말아야 한다. 축구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흥민은 '헤이터스 TV'를 통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내가 아빠처럼 그를 도울 수는 없다. 그런 만큼 어떤 상황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양민혁을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민혁이 팀에 멋진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함께 뛰는 날이 정말 기대된다"라며 "너무 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그는 이제 18살이다. 요즘 사람들은 한 선수에게 너무 빨리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를 조용히 지켜보고 싶다. 물론 양민혁은 빠르고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K리그와 PL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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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훈련장에서부터 양민혁을 잘 챙기고 있는 손흥민이다. 공개된 훈련 영상 속에서 손흥민은 몸을 풀고 있는 양민혁에게 다가가 가벼운 장난을 치는가 하면 파트너로 짝을 지어 스트레칭하기도 했다. 특히 손흥민이 양민혁의 머리를 쓰다음으며 격려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이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다. 만약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심한다면 오는 12일 열리는 탬워스와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맞대결이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탬워스는 5부리그 팀으로 토트넘과 전력 차가 크기 때문.

토트넘은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기에 기대를 걸어 볼 만도 하다. 9일 리버풀과 리그컵 4강 1차전을 시작으로 12일 탬워스전, 16일 아스날전, 19일 에버튼전을 치러야 한다. 이후로도 24일에 호펜하임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 26일 레스터전, 31일 엘프스보리와 UEL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현재 부상 병동이다. 윌손 오도베르와 히샬리송, 마이키 무어 등이 전력에서 이탈했기에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 토트넘이 양민혁에게 조기 합류를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토트넘이 탬워스를 상대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다면 양민혁을 체크해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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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 기용 방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최근 뉴캐슬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으로서는 (양민혁에 관한) 실제 계획이 없다. 그냥 그가 적응하게 내버려 둬라. 그는 아직 매우 어리고, 여기서 마주하게 될 경쟁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양민혁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것이다. 손흥민이 여기 있고, 그가 클럽 안팎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는 양민혁에게 빠르게 적응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계획은 없다. 그냥 그가 어떻게 정착하는지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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