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들, 9일 기자회견서 “울산HD 팀컬러는 파란색”
문수경기장 일부 관중석에 ‘빨간색’ 도입 알려져…팬들 “정치색” 반발
3층 노후 관중석 교체를 앞두고 기존 관중석이 철거된 것으로 보이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울산HD 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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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울산시의원들이 9일 국내 프로축구 울산HD 홈구장 문수축구경기장 일부 관중석에 ‘붉은색’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구단 팬들의 반발에 “김두겸 시장의 마음이 아니라 울산팬들의 마음을 경기장에 담아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1983년 창단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울산은 푸른 계열의 홈 유니폼을 착용한다. K리그 ‘3연패’를 달성한 지난해에만 총 34만8119명이 문수경기장을 방문하면서 역대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손근호 울산시의원은 이날 오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HD의 팀컬러는 파란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리모델링이 예정된 문수경기장 3층 관중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한다는 이야기에 논란이 일었고, 울산시와 울산시설공단은 ‘검토 중’이라는 말로 팬들 항의를 일축하더니 어떠한 소통과 논의도 없이 관중석 철거가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시의원은 “울산시는 팬들에게 어떠한 공식 발표도 없다”며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색상이) 점차 변화하는 ‘그러데이션’ 스타일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는 얘기에 팬들의 불만은 김두겸 울산시장을 향한다”고 했다. 특히 “김두겸 시장의 소속 정당 색상이 빨간색이어서인지 시 홍보물 등에서도 빨간색 위주로 진행된다”며 “이러한 점들을 볼 때 경기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팬들의 의혹 제기에는 타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울산시는 팬들이 반대하는 색상으로의 관중석 교체를 멈추기를 바란다”며 “울산HD 팬들과 시민을 위하는 울산시의 수장이라면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1월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울산HD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울산HD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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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등에 따르면 문수경기장 3층 관중석이 교체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개장해 그간 유일하게 바뀌지 않은 3층 관중석은 노후로 관람이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 1만300여석이 교체되며 노후 좌석 1만100여석을 철거하고 파손된 260여석은 보수하는 방식이다.
특히 새로 설치할 관중석 색상 후보에 붉은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반대 서명이 지난해 시에 제출됐고 시는 ‘재검토’를 언급했다. 붉은색이 후보로 알려진 데 대해 시는 ‘변화를 주려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었다. 3층 관중석은 개장 때부터 옅은 초록색과 주황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울산HD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치색을 입히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는 중론이다. 이에 시는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 입장을 일부 언론에 밝힌 바 있다.
논란은 울산시설공단이 지난해 구단에 문수경기장 3층 좌석 리모델링과 관련한 결정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후 불거졌다. 공단은 애초 계획됐던 1~3안 가운데 1안인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서서히 변하는 그러데이션’을 선택했다고 통보했었다. 2안은 3층 좌석 전체를 붉은색으로 도색하는 것이었고, 3안은 구단이 제안한 파란색이었다.
구단은 상징색이 아닌 붉은색이 포함되면 팬들의 반대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하지만 ‘울산시-시설공단-울산 구단’ 회의에서 시는 경기장 좌석의 색깔이 파란색만 있으면 이미지가 차가워 보인다며 따뜻한 색깔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결국 ‘파란색→빨간색 그러데이션’으로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지자체 산하 기관이 경기장을 관리하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다. ‘축구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 등에서는 프로구단의 구장 관리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 구단에 경기장 소유·운영권이 있으면 팬들의 의견 등이 다양하게 반영될 수 있고 결정도 수월하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최근 통화에서 “축구팬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장이나 상징색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팀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나 배려 없이 관중석 색상을 바꾸려 했다면 팬들로서는 항의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기관이 경기장 관리 주체가 다수인 데 대해서는 “구단 장기 임대 등 타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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