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10 (금)

데뷔 3년만에 풀게임 소화…다시 뛰는 염어르헝, 페퍼의 희망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女 배구 최장신, 2022년 1순위 지명받았으나 부상 신음

9일 기업은행전 풀세트 출전…블로킹 3개·5점으로 활약

뉴스1

페퍼저축은행 염어르헝이 9일 IBK기업은행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국내 최장신으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지만, 한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기까지는 3년이나 걸렸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염어르헝(21·페퍼저축은행)이 다시 한번 뛰어오를 채비를 마쳤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9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23-25 17-25 25-22 16-14)로 이겼다.

이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7승'으로 또 한 번 늘렸고, 2023년 3월 이후 1년 10개월간 이어져 온 기업은행전 9연패 사슬도 끊었다.

최종 5세트에서의 짜릿한 역전승까지 더해 이래저래 값진 승리였지만, 좀 더 의미가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미들블로커 염어르헝이 선발로 출전해 끝까지 뛰었던 내용 때문이다.

염어르헝은 여자배구가 주목하는 유망주였다. 몽골 출신이지만 한국으로 귀화를 선택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국내 여자 배구 선수 중엔 최장신인 194㎝의 신장 자체가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였고, 2022년 신인 드래프트는 '어르헝 드래프트'로 꼽힐 정도로 확실한 1순위 후보였다.

뉴스1

지난 2년 간 부상에 신음했던 염어르헝.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선 좀처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계속된 무릎 부상으로 코트에 제대로 서지 못했다. 데뷔 시즌 단 2경기만 뛴 뒤 무릎 수술과 재활로 시즌아웃됐고, 2년 차 시즌인 지난 시즌에도 9경기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그리고 시즌 중반 또다시 무릎 수술을 받으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3년 차인 올 시즌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부상과 재활로 개막을 함께하지 못한 염어르헝은 2라운드 중반 2경기를 소화한 뒤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드디어 기회를 잡은 뒤 존재감을 발휘했다.

장소연은 기존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던 하혜진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자 염어르헝을 선발로 기용했다.

염어르헝은 이날 1세트부터 5세트까지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중간중간 박연화와 교체돼 체력을 안배했지만 경기 대부분의 시간을 뛰었다.

뉴스1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염어르헝. (KOVO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최종 성적은 5점에 블로킹 3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테일러 프리카노, 그 뒤를 받친 이한비(19점), 박정아(13점)에 비하면 소소한 기록이었지만, 염어르헝에겐 5세트를 모두 소화했다는 자체로도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특히 1세트에만 블로킹 한 개와 서브 득점을 포함해 3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고, 최종 5세트에서도 중요한 블로킹 한 개를 성공시켰다. 유효 블로킹도 여러 차례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드러난 숫자보다 순도는 더 높았다.

비록 한 경기만으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오랫동안 부상으로 신음하던 선수가 5세트 내내 아프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는 자체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라 할 수 있다.

프로 데뷔 이후 무릎 부상만 3차례 받으며 기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염어르헝은, 드디어 건강한 몸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