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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오겜2’ 조유리 “엄마의 육아일기를 읽고 미혼모 역 준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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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오디션 끝에 준희로 낙점

출연료 42억원?…“그런 날이 오길”

헤럴드경제

오징어게임2에서 새롭게 출연한 준희 역의 배우 조유리를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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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01년생 여자아이돌 조유리가 천애고아 미혼모를 연기할 수 있을까. 뚜껑을 열어보니 화려한 무대화장, 윤기나는 머릿결을 버리고 벙벙한 초록색 ‘오징어게임 츄리닝’을 입은, 누가봐도 딱한 처지의 임산부 ‘준희’로 서있었다.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유리는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부터 서너살 때까지 쓰셨던 육아일기가 도움이 많이 됐다”며 “밤에 그걸 쭉 읽으면서 ‘엄마의 사랑이란 절대적인 사랑인거구나’, ‘구태여 어떤 설정을 더할 필요가 없겠다. 그저 푹 빠져서 아기를 사랑하면 되겠구나’하고 머릿속이 간단 명료하게 정리됐다”고 말했다.

아이돌로서는 자리를 잡았지만 배우로선 이제 막 시작하는 조유리는 맡은 배역에 접근할 때 겉으로 보여지는 행동을 먼저, 그 이후 감정선에 대해 연구한다. 감정선은 ‘엄마표 교본’으로 최적의 경로를 찾았지만, 행동과 외양에 있어서는 좀 더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조유리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해본 분들이 내 연기를 보고 ‘어색한데?’라고 말하는 것 만큼은 피하고 싶었다”며 “엄마를 비롯해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분들한테 많이 질문했었다”고 말했다.

극중 게임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준희는 볼록한 배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그는 “(임신부들은) 보통 아기를 보호하는 느낌으로 배를 만진다고 하더라”며 “자세히 보면 배를 아래에서 약간 들어올리는 듯하게 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풀어오른 배는 동그란 쿠션을 복대처럼 착용한 것인데, 안그래도 체구가 작은 조유리가 커다란 체육복안에 들어가자 웬만한 크기의 쿠션으로는 “(임신한)티도 안났다”고 한다. 그래서 “체형에 비해 훨씬 더 큰 쿠션을 착용했다”며 “임신하면 쪼그려앉는 것도 힘들다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다.

준희의 머리스타일 또한 인물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몰려있는 것을 표현하는 한 방법으로 쓰였다. 조유리는 “사실 염색과 탈색도 돈이 많이 든다. 최대한 돈이 없어서 궁지에 몰린 분위기를 주려면 뿌리염색을 다시 못해서 염색모가 밑동만 남아있는 편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신하면 피부에 기미가 올라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피부표현으로 기미를 화장으로 그려넣었고요. (임신하면)입술도 쉽게 잘 튼다는 말에 일부러 립밤을 전혀 바르지 않고 생활해서 그대로 트게 놔뒀죠. 준희는 돈도 없고, 남편도 없으니 행복한 임산부가 될 수는 없었기에 잘 먹지도 못했을 거라 일부러 살을 조금 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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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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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분한 미혼모 준희를 넷플릭스에서 만나본 그의 어머니는 공개 후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루종일 ‘오징어게임2’만 보고 있을 정도로 열혈 시청자가 됐다. 조유리는 “사실 공개되기 전부터 엄마가 내 연기를 보면 눈물 날 것 같다고 했다”며 “되게 감동하셨고, 지금도 아마 집에서 보고 계실 것”이라며 웃었다.

준희 역을 따내기까지 조유리는 4번의 오디션을 봤다. 창작 대본을 토대로 한 영상 오디션을 시작으로,오징어게임 조감독과 2차 오디션, 그리고 황동혁 감독이 직접 본 3~4차 오디션까지 모두 통과한 후에야 이 역할을 거머쥘 수 있었다.

“제가 당시에 보고있던 오디션에 다 떨어진 상태였어요. 아마 조유리의 간절한 마음이 꼭 뱃속의 아기와 함께 게임장에서 나가야한다는 준희의 마음과 닮아보였지 않을까 싶어요. 전화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꼭 꿈 속에 있는 것 같았죠.”

사실 조유리는 오디션과는 인연이 깊다. 2017년 엠넷 ‘아이돌학교’에 이어 다음해 ‘프로듀스48’에 출연했고, 최종 3위에 올라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했다.

조유리는 이번 ‘오징어게임2’를 비롯해 연기자 오디션도 수없이 보면서 ‘살면서 오디션은 정말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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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준희 역의 조유리[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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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은 봐도봐도 끝이 없네. 그래, 끝이 없으면 계속 보면 되지. 떨어지거나 붙거나, 결과는 둘 중 하나겠지.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이렇게 ‘오징어게임2’에 출연하게 되었고요.”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그는 자신이 출연한 부분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계속해서 돌려보고 있다고 했다.

조유리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함께 화면에 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다”며 “같은 또래 역할의 배우들도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특히 원지안 배우가 연기한 세미 캐릭터는 ‘강강약약’으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고 맞서서 싸우고, 남규가 포크를 들고 위협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계속 맞서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출연료로 42억원을 받았다는 낭설이 있는데, 정말 잘못된 정보”라며 “하지만 언젠가 정말로 42억원을 버는 순간까지 열심히 일하는 조유리가 되겠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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