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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7→53.88’ 체육회장 선거, 역대급 열기에도 저조했던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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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김대년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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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웅할거(群雄割據)’를 방불케 한 열기, 그럼에도 투표율은 저조했다.

향후 4년간 대한민국 체육을 선두 지휘할 수장이 결정됐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시작해 150분 동안 진행된 투표는 오후 5시 10분에서야 마감됐다. 역대 최다인 6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417표(득표율 34.5%)를 얻은 유승민 후보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과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를 제치고 승리했다.

유례없이 높은 관심을 끈 선거였다. 후보자 6명이 출사표를 던진 게 그 방증이다. 선거인단 또한 역대 가장 많은 2244명으로 구성됐지만, 투표율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번 체육회장 선거 투표수는 1209표로 최종 투표율은 53.88%다.

4년 전과 비교하면 투표율이 대폭 줄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선거 자체가 평일 서울에서 열렸다. 또 정해진 시간에만 투표할 수 있다. 특히 지방 유권자들은 여러모로 표를 행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이기흥(왼쪽부터), 김용주, 유승민, 강태선, 오주영, 강신욱 후보가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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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실시된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총 2170명의 선거인 중 1974명이 참가해 90.97%의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선거의 투표 및 개표는 팬데믹 상황에 따른 특수성이 있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비대면 방식인 중앙선관위의 온라인 투표시스템인 ‘K-voting’을 이용한 것.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었기에 선거인단의 투표 편의성이 좋았다. 덕분에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 하락은 대면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예견된 현상이다. 이번 선거에 앞서 체육계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선거인단을 10배로 늘려 2만3000명으로 확대하는 공약도 제시했던 오주영 후보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 17개 시도에 투표소를 설치해 지도자와 선수들의 실질적인 투표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자와 선수들의 투표권을 확대하는 것이 체육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온라인 투표도 또 다른 대안이다. 선거 전날인 13일 기자회견을 연 유승민 당선인의 경우 투표율 하락을 막기 위해 온라인 투표를 제안하면서 “전국 선거를 특정 장소와 시간에만 치르는 건 시대역행이다.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 정책이 정체될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투표권 행사다. 모든 유권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 그럼에도 보완책은 마련할 수 있다. 차기 수장이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4년 후 예정된 43대 체육회장 선거만큼은 더 많은 체육인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방이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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