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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에 단단히 찍힌 문제아, 결국 다시 일본으로… 사이영 출신 바우어, 요코하마 전격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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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트레버 바우어(34)의 경력은 항상 화려했다. 대학 시절 최고 투수 중 하나로 뽑혔던 바우어는 201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의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큰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발을 내딛었다. 2012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믿을 만한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2013년 클리블랜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바우어는 2015년 11승, 2016년 12승, 2017년 17승, 2018년 12승, 2019년에도 11승을 거두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28경기에서 175⅓이닝을 던지며 12승6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한 2018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의 영예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6위에 올랐다.

    괴짜 같은 스타일은 있었지만 굉장한 학구파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실험을 주저하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했다. 그런 바우어는 2019년 시즌 중 신시내티로 자리를 옮겨 2020년 드디어 사이영상 수상이라는 정점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기는 했지만 시즌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투수로 활약했다.

    그 결과 2021년 시즌을 앞두고는 LA 다저스와 3년 총액 1억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기량은 톱클래스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바우어는 2021년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서서히 입증하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대형 사건이 터졌다.

    바우어는 5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평소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여러 이슈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에게 행정 휴직 명령을 내려 제한 선수 명단에 올라갔다. 경기 출전도 못했다. 거의 8개월에 이른 수사 끝에 불기소 처분으로 끝나 메이저리그 복귀의 길이 열리는 듯했지만 사무국은 무려 324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바우어에 철퇴를 휘둘렀다. 가정 폭력, 성폭행, 아동 범죄와 전쟁을 선포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가 법적 책임은 벗어났지만 죄가 무겁다고 봤다. 두 시즌 출전 정지였다.

    바우어가 즉각 항소해 이 징계는 194경기로 감경됐지만 2022년까지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없었다. 다저스도 바우어를 사실상 방출하며 그와 인연을 끝냈다. 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사이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어는 꾸준히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이미 문제아 이미지로 찍힌 바우어를 원하는 구단은 없었다. 징계 해제를 앞두고 몇몇 이슈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에게 정식적으로 제안을 한 구단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바우어의 메이저리그 내 이미지를 상징한다. 기량은 탁월했지만 누구도 문제아를 품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런 바우어는 2023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바우어를 원하는 구단이 나오지 않았고, 바우어도 수준 높은 무대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가다듬고 또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자주 파견되는 일본 무대는 적격이었다. 이곳에서 건재를 과시한 뒤 다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들겨 보겠다는 게 바우어의 뜻이었다. 바우어는 2023년 요코하마 소속으로 많은 이슈를 불러 일으켰고, 1군 19경기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다만 전형적인 투고타저 리그인 일본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도 적지는 않았다.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하지 않은 바우어는 2024년에는 일본을 떠나 멕시칸리그에서 뛰었다. 미국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재기를 다시 증명하겠다는 것이었다. 멕시칸리그에서 14경기에 나간 바우어는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2.4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는 바우어를 찾는 구단이 없었다. 돈은 신경 쓰지 않고 기회만 주면 가겠다는 바우어의 뜻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 문제아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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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메이저리그 복귀를 포기한 바우어는 2년 전 뛰었던 일본으로 다시 돌아간다. 요코하마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바우어가 요코하마로 돌아온다. 요코하마 구단도 이를 인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워낙 스타성이 큰 선수라 일본 팬들의 관심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은 연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요코하마는 약 10억 엔(약 92억 원) 수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당시 바우어는 일본을 미국으로 복귀하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생각한 경향이 있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불러주는 팀이 없으니 일본에서 1년을 뛰며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바우어는 일본에서 1년을 뛴 뒤 미국에서 여러 차례 공개 쇼케이스를 벌이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바우어도 사실상 메이저리그 복귀를 포기한 듯한 뉘앙스를 여러 차례 풍겼다.

    이미 돈은 벌대로 번 선수인 만큼 선수 경력을 연장하기 위한 무대로 일본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바우어는 현역 연장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면서 아직도 자신이 3~4년은 더 전성기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일본 최고를 목표로 한 것도 2년 전과는 조금 다르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바우어는 “팬들과 다시 만나 기쁘고 기대가 된다. 항상 1등을 추구하며 준비했다.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하며 올해 사와무라상 수상을 목표로 잡겠다. 사이영상에 이어 사와무라상까지 받는다면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바우어는 2021년 시즌 중반부터 2022년까지 실전에 나서지 못했고, 2023년에는 그 여파가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에서 좋은 성적은 냈지만 최정상급 성적까지는 못 낸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더 건강한 컨디션에서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2023년 1·2군을 합쳐 일본에서 156⅔이닝을 던졌고, 2024년에도 멕시코에서 83⅓이닝을 소화했다. 2년 전과 다르게 실전 감각은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멕시칸리그에서도 여전히 최고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 만큼 전성기 기량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 최고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후보라는 것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복귀의 뜻을 접고 현실에 충실하기로 한 바우어가 일본 최고가 되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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