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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REVIEW] '잔디때문에' 전주성 잃은 전북, 2시간 떨어진 용인에서 시드니에 0-2 패배...ACL2 우승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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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전북 현대가 '홈 아닌 홈' 용인에서 악몽 같은 저녁을 보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끈 전북은 6일 연고지에서 180km가량 떨어져 있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시드니 FC(호주)에 0-2로 졌다.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은 홈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한 끝에 8강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1차전을 패한 전북은 오는 13일 호주로 넘어가 시드니 풋볼스타디움에서 원정 2차전을 펼친다. 남반구 호주로 이동하는 데에만 하루는 꼬박 소요해야 하고, 기후도 정반대인 곳에서 3골 차 역전 드라마를 펼쳐야 하는 고충을 떠안게 됐다.

    전북이 '원정팀의 무덤'이라 자부하는 안방 전주성에서 중요한 8강 1차전을 펼치지 못한 건 잔디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지난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트FC와 16강 2차전을 찾은 AFC 경기감독관이 얼음장과 다름없던 잔디 상태를 지적해 대체 운동장을 찾아야 했다.

    결국 전주에서 차량으로 2시간은 족히 이동해야 하는 수도권 용인행이 결정됐다. 지난 주말 울산 HD와 긴장감 높은 현대가 더비를 펼친 전북은 평소라면 차분히 회복에 신경을 써야할 시간을 쪼개 미르스타움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전주보다 확실히 쌀쌀한 날씨와 낯선 그라운드 환경, 늘상 1만 대군 이상의 서포터 등 전북에 힘을 주는 모든 요소가 사라졌다. 평일 오후 용인까지 2,651명의 전북팬이 응원에 나섰지만 시드니를 압박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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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대체 구장으로 결정된 미르스타디움의 잔디가 양탄자인 것도 아니었다. 국내 3월은 한겨울과 다름없는 기간이라 용인 역시 누렇게 파인 곳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오히려 안방에서 핸디캡을 잔뜩 안은 전북은 그래도 우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주전 자원을 꺼냈다. 콤파뇨를 최전방에 두고 송민규, 권창훈, 전진우, 이영재, 한국영, 김태현, 박진섭, 김영빈, 김태환, 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시드니도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더글라스 코스타를 비롯해 K리그 경험이 있는 알렉스 그랜트 등 만만치 않은 진용을 꾸렸다.

    전북은 내심 자신이 있었다.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호주 팀을 만나 4승 5무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번 상대 시드니에도 2승 2무로 절대 우위를 자랑했다. 전북에 새로 부임한 포옛 감독도 "우리의 강점을 살리겠다. 콤파뇨가 공중볼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리드할 것"이라는 각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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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익숙한 안방이 아니다보니 전북은 이렇다할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공격을 마무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오히려 시드니가 전반 8분 세트피스 세컨드 볼을 강력하게 차면서 슈팅 포문을 열었다.

    전북도 차츰 공세를 시작했다. 전반 11분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으로 전진우가 슈팅을 가져갔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전진우는 계속해서 헤더도 시도하며 공격 전환 분위기를 조성했다.

    시드니의 반격 루트는 확실했다. 전북의 미스를 기다린 뒤 볼을 가로채면 바로 전방으로 뿌려주는 방식이었다. 최전방 조셉 롤리와 패트릭 클리말라의 개인 기량을 살리는 공격법이었다.

    전북은 전반부터 같은 공식에 자주 흔들렸다. 롤리와 클리말라는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안전하게 받은 뒤 슈팅까지 자주 가져갔다. 김영빈과 박진섭이 제어했어야 하는데 위기 상황을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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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전반 36분 시드니에 첫 골을 내줬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클리말라가 가슴으로 롱볼을 받은 뒤 왼발 슈팅으로 송범근 골키퍼를 뚫었다. 전북이 당황하자 2분 뒤 같은 방식으로 클리말라가 멀티골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송범근 골키퍼가 2연속 선방쇼를 펼친 덕에 추가 실점을 면했다.

    답답한 흐름을 보여주던 전북은 전반 40분 포옛 감독이 자신했던 콤파뇨를 처음 활용했다. 콤파뇨가 문전에서 백헤더로 전반 유일한 찬스를 잡았는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을 0-1로 밀린 채 마친 전북은 교체카드를 바로 가져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영빈 대신 연제운을 투입했다. 콤파뇨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면서 동점골이 늦어지자 후반 13분에는 이승우와 전병관, 보아텡 등 3명을 동시에 넣었다.

    하지만 기다리던 골이 시드니에서 터졌다. 후반 20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물러나는 수비를 펼치던 전북은 클리말라에게 중거리포까지 얻어맞으며 0-2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전북은 따라붙을 동력을 찾지 못했다. 콤파뇨의 높이를 계속 활용했으나 상대 문전에서 세밀하지 못했다. 전병관이 측면에서 속도를 올려줘도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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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급해진 전북은 후반 31분 김진규까지 넣으며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만회골을 위해 라인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니 시드니에 더 공간을 내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한 골이라도 더 허용하면 2차전 추격이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라 위험 부담을 더 안을 수도 없었다.

    남은 10여분도 힘없이 흘려보냈다. 전북은 이승우가 번뜩임을 보여주려고 했으나 슈팅이 부정확했고, 콤파뇨의 높이도 점차 내려오면서 무득점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소유주인 자치단체와 시설관리공단 등의 잔디 관리 소홀 피해로 전북은 안방은 물론 승리 더 나아가 우승 가능성까지 모두 잃어버린 용인 악몽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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