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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을 삼켜버린 ‘시우 타임’… “단연컨대 韓 최고 서버라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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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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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 타임.’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4∼2025시즌 V리그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1 25-20) 승리를 거뒀다.

일찌감치 1위를 확정한 만큼, 실전감각 유지와 휴식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여유 속에서 임한 맞대결. 그럼에도 힘찬 셧아웃 승리로 밝게 미소 지었다. 승점 85(29승6패)를 마크하며 V리그 역대 최다 승점 기록까지 새로 썼다. 이날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특급 조커’ 이시우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시우는 리그를 대표하는 원포인트 서버다. 성균관대 출신으로 2016 KOV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된 그는 데뷔부터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눈도장을 찍어왔다. 서브 하나로 태극마크까지 달았을 정도로 그의 파워풀한 점프 서브는 정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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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세트가 그의 주무대가 됐다. 16-14 리드에서 정태준의 속공 득점으로 서브권을 가져온 상황, 필립 블랑 감독이 3점 리드에서 곧장 이시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포알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상대 리베로 서재덕을 시작으로 또다른 리시브 라인 박승수를 연신 무너뜨리며 연속 3개의 서브에이스를 폭발시켰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박승수 대신 임성진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시우 타임’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며 상대 공격 범실을 한 차례 유도한 이시우는 연이어 2개의 서브에이스를 추가하며 현대캐피탈 원정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흡사 홈경기를 보는 듯한 함성이 그를 에워쌌다.

이날만 5개의 서브득점을 올린 이시우는 자신의 한 경기 및 한 세트 최다 서브 득점 신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한 경기 최다 서브득점은 4점으로 2019년 10월24일 KB손해보험전에서 기록했다. 약 5년5개월의 시간을 건너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경기를 빚어냈다.

경기를 마친 이시우는 “도파민이 가장 많이 터진 날이다. 원정인데도 팬분들 함성이 정말 커서 재밌었고, 그만큼 짜릿했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선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예전에 이곳 수원 원정에서 제 실수로 경기를 져서 운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이 났다. 오늘은 웃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가 언급한 경기는 2022∼2023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이다. 5세트를 꽉 채우고 듀스까지 가는 혈투였고, 그 마지막 16-16에서 이시우가 리시브를 하나 실수하면서 흐름을 빼앗겼다. 결국 패배를 받아든 이시우는 코트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는 이날 활약으로 그때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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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시우는 “최근 날씨가 조금 풀려서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강한 서브만 생각하면 실수가 나와서, 타이밍만 맞추려고 했던 게 잘 통했다”고 서브의 비결을 전하며 “서브에서는 단연컨대 한국선수 중에는 가장 위력있는 선수라고 자부한다. 감독님이 제 모습 보고 (챔프전에서도) 많이 기용해줬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직 챔프전만 바라보고 있는 그는 “한 살씩 나이가 들어가니 애틋해진다”며 “1년 차에 우승을 했을 때는 정말 행복했지만, 그 감사함을 많이 못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승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느꼈다. 이번에 우승할 수 있다면 짜릿함이 그때와는 다를 듯하다. 이제 위로 형들이 몇 명 없는데, 동생들을 데리고 잘 준비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띄워 보냈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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