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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전 세계 1위와 훈련하며 실력 키워…진정한 배드민턴 여왕이 된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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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 오픈 통산 두 번째 우승
결승서 중국의 왕즈이 제압
20연승·국제 대회 4개 정상
매년 발전 거듭하며 성장해
공격·수비 등 모든 능력 갖춰
남자 선수들과 훈련도 큰힘
남은 시즌 기대감 더욱 높여


17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5시즌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정상에 오른 뒤 포효하고 있는 안세영.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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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5시즌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완성형 선수로 거듭났다. 공격과 수비는 물론이고 상대를 압도하는 체력과 노력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장착한 그는 전영 오픈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대1(13-21 21-18 21-18)로 제압했다.

1899년 시작된 전영 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다. 2023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 안세영이 우승이 확정된 뒤 양팔을 불끈쥐며 포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과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을 제패했던 안세영은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전영 오픈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까지 20연승을 달리며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안세영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왕관을 머리에 쓰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이제 여왕이 됐다(I’m a queen now). 몇 차례 위기가 있지만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한 끝에 우승이라는 결실을 맞게 됐다. 정말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2017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5세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단 안세영은 배드민턴 천재 소녀로 주목받았다. 기대주 꼬리표를 떼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9년 코리아 마스터스 등 5승을 차지하며 BWF 신인상을 받은 그는 세계랭킹 9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압도적인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수비력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선수라고 불렸지만 안세영에게 포기란 없었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그는 단점을 하나씩 극복해나갔다.

손으로만 휘두르는 스윙에서 오른 어깨 전체로 사용하는 스윙은 2023년 완성됐다. 안세영이 경기장 구석구석에 강하게 꽂는 스매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스윙 자세를 교정한 것이다. 오른 겨드랑이를 10㎝ 이상 벌린 상태에서 강하게 가져가는 스윙은 3년간 수천 시간을 투자한 끝에 자신의 것이 됐다.

뛰어난 수비력에 공격력이 더해지자 안세영은 국제 대회에서 무섭게 승수를 추가해나갔다. 지난해에는 파리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배드민턴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달성했지만 안세영은 만족하지 않았다.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안세영은 지난겨울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전영 오픈을 포함해 올해 나간 4개의 대회에서 안세영은 단점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감독.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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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을 지도하고 있는 소속팀 삼성생명 배드민턴단의 길영아 감독은 “진화를 거듭해 세계 최고가 된 선수가 안세영이다. 처음에는 수비만 잘 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잘한다. 전영 오픈에서는 허벅지를 다친 상황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선보였다.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길 감독은 안세영이 가진 최고의 능력으로는 강인한 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멘탈적으로 흔들리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안세영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부상으로 인해 체력 소모가 훨씬 크고 정상적으로 경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정말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영 오픈에서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경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체력과 실력에서는 확실히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안세영에게는 부상이 유일한 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몸 관리만 잘한다면 계속해서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올해도 맹활약을 펼치는 데 소속팀 삼성생명의 아낌없는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0년 삼성생명에 합류한 안세영은 그동안 특별 운동 프로그램, 맞춤 식단 제공 등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

올해는 일본과 국내 등 실력 있는 선수들을 초빙해 함께 훈련한 것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 길 감독은 “안세영의 스파링 파트너로 경희대학교 남자 선수들과 전 세계랭킹 1위 모모타 겐토(일본) 등이 나섰다. 실력이 뛰어난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안세영이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여기에 상대 선수들에게 여러 노하우를 전수받으면서 안세영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안세영의 선전을 위해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안세영을 비롯한 소속팀 대부분의 선수들이 NTT 동일본 남자팀과 엑트 사이코 여자팀 등과 함께 훈련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상 치료를 포함해 안세영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5시즌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정상에 오른 뒤 시상대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안세영.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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