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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1.7m, 반발계수 줄었는데 홈런은 늘었다? 역대최다홈런 페이스, '라팍' 착시효과? 잠실은 어쩔?[SC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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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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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 개막 2연전 9경기에서는 총 18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올시즌 개막 2연전 10경기에서는 25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2.5개. 지난해 경기당 2개를 넘어, 역대 최다 홈런 시즌이었던 2018년 경기당 2.4개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시범경기 당시 공인구 반발력 상승을 실감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공의 반발력이 좋아졌다"고 했다. 투수는 물론, 타자들과 수비수들도 공통된 반응이었다.

KBO는 매 시즌 초 단일 경기 사용구 1차 수시검사를 실시한다.

2024년 초 반발계수는 평균 0.4208. 합격 기준(0.4034~0.4234)을 높은 수준으로 충족했다. 1년 전인 2023년 평균 반발계수(0.4175)보다 0.0033 높아졌다.

올시즌 공인구 반발계수는 크게 줄었다.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5시즌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는 0.4123. 지난해 보다 0.0085 낮고, 2023년보다도 0.0052 낮은 수치다. 통상 0.001 높아지면 비거리가 약 20cm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보다 약 1.7m 비거리가 줄어들 수 있는 반발력이다.

23일 대구 키움전 멀티홈런 디아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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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개막 2연전 홈런은 오히려 늘었다.

여러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지난해 열리지 않았던 '홈런공장'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키움 2연전이 열렸다. 홈런 맞춤형 타선을 짜고 나온 삼성을 중심으로 많은 홈런이 터졌다. 이틀간 양 팀 합계 9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개막 2연전 24홈런 중 무려 37.5%가 라팍에서 나왔다.

하지만 LG-롯데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도 7개의 많은 홈런이 터졌다. 라팍과 반대로 가장 홈런이 터지지 않는 야구장. 홈팀 LG만 7개를 독식했다. 롯데는 단 하나도 못쳤다.

개막 전 꽃샘추위가 마지막 실전 점검 당시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어렵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

개막 2연전에는 기온이 크게 올라 따뜻했지만 개막 2연전에 나설 선발 투수들이 최종 점검을 했던 개막 약 일주일 전 날씨는 한겨울로 돌아간 듯 매섭게 쌀쌀했다. 안 던질 수 없어 실전 등판을 강행했는데 효과적이지 못했고, 몸에도 살짝 무리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

또 하나 홈런이 많아진 이유는 가벼워진 공 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선 이상으로 공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비거리는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배트 제조 과정을 언급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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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2연전만 보면 지난해 뜨거웠던 '홈런의 시대'가 올해도 이어질 조짐. 하지만 여러가지 변수와 적은 샘플을 고려하면 데이터가 조금 더 축적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공인구 반발력의 변화와 홈런 수치는 거의 정비례 관계였다.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홈런 수치를 조절해왔다.

공인구 반발력이 0.4198으로 높은 수치였던 2018년 역대 한 시즌 최다 1756개(경기당 2.40개)의 홈런이 터지자 KBO는 공인구 반발력을 낮췄다.

2019년 1014개(경기당 1.41개)로 줄어드는 듯 했지만, 2020년 1363개(경기당 1.89개), 2021년 1158개(경기당 1.61개)로 여전히 많은 수치의 홈런이 이어졌다.

2022년에 앞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공인구 반발계수를 0.4061로 최저 기준치에 가깝게 내렸다. 홈런이 1085개(경기당 1.51개)로 소폭 줄었다. 여파는 이듬해로 이어졌다.

2023년에는 924개(경기당 1.28개)로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적은 홈런이 나왔다. 한화 노시환이 유일한 30홈런 타자(31홈런)으로 1위에 올랐다. 20홈런 타자도 8명에 불과했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 수 20홈런 타자에 그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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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타저가 심해지자 KBO는 2024 시즌에 앞서 공인구 반발력을 늘렸다.

타격 기술의 향상, 체계적 웨이트 트레이닝, 첫 실시된 ABS존 등의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홈런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1438개(경기당 2개)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경기당 무려 0.72개의 홈런이 더 터졌다. 2018년 정점을 찍고 내려온 이후 가장 많은 시즌 홈런이 터졌다.

그러자 KBO가 또 다시 반발계수를 제법 많이 낮췄다.

하지만 이번 개막 2연전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홈런이 터졌다. 반발계수와 홈런의 부조화. 이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난해부터 시작된 '홈런의 시대'가 시즌 내내 이어질까.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연도별 공인구 반발계수와 홈런 추이

연도=총 홈런(경기당 평균 홈런)=공인구 평균 반발계수=비고

2018년=1756(경기당 2.40)=0.4198=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2019년=1014(경기당 1.41)=0.4105(3차)=

2020년=1363(경기당 1.89)=0.4153=

2021년=1158(경기당 1.61)=0.4190=

2022년=1085(경기당 1.51)=0,4061=

2023년=924(경기당 1.28)=0.4175=2015년 10개구단 체제 이후 최저홈런

2024년=1438(경기당 1.20)=0.4208=2019년 이후 최다홈런

2025년=개막 10경기 25(경기당 2.5)=0.4123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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