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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성 착취 절대 아니다" 서혜진 대표, 눈물의 호소…'언더피프틴'의 운명은 [ST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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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브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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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100명이 넘는 제작진이 어린 친구들을 이용한 성 상품화 방송을 만들었나, 그분들이 아이들을 이용해 성 착취를 하는 제작물을 만들었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는 이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만 15세 여아를 대상으로 한 걸그룹 오디션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해명하고자 나선 자리였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MBN '언더피프틴' 긴급 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이국용PD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 황인영 공동 대표, 용석인PD가 참석해 '언더피프틴'과 관련한 여러 오해를 바로잡았다.

먼저 황인영 공동 대표는 "여러 논란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에 대해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방송을 제작하다 보면 칭찬을 받고 보람을 얻는 게 있지만 예기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고, 또 저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서 인식하고 발전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의혹들이 사실인 양 확대 재생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에 함께했던 참가자들, 트레이너들, 스태프들까지 명예에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하면 이 불필요한 상황을 끝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혜진 대표는 "바쁘신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영상 보시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겠다"고 말한 뒤, 약 25분간 '언더피프틴' 실제 방송분 일부가 상영됐다. 해당 영상에는 어린 10대 참가자들이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그려졌다. 밝은 미소를 장착하고 자신감있게 오디션에 임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영회가 끝난 후 서 대표는 먼저 MBN과의 연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앞서 MBN 측은 지난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MBN은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조만간 본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서 대표는 "모든 제작비는 크레아 스튜디오에서 냈다. MBN은 플랫폼이다"라며 "다만 MBN과 저희가 다른 의견은 아니다. MBN도 플랫폼이지만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재검토라는 의사 표현을 했다. 2주 전 심의와 기획, 편성팀, 방심위에 완성본을 보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검토했다. 저희는 편집본에서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항의를 하고 싶으면 MBN 앞이 아닌 저희 회사 앞에서 해라"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15세 미만으로 나이 제한을 둔 이유에 대해 "현재 알파 세대의 오디션을 진행하고 싶다는 것이 저희 기획의 주요한 부분이었다. 저희가 'K팝 스타'를 연출했을 때 10대 친구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알파 세대들은 저희와 다른 세대에서 자랐고 K팝 문화가 기준이 된 시대다. 나의 재능을 발현하고 싶은 친구들이 존재한다. 알파 세대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다. 15세 이하 친구들은 구체적이고 열정이 많다. 하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사실상 제도의 벽에 부딪혀 방치된다. 진작에 꿈을 키우기에는 현실이 못 따라가고 있다. 방송은 기획사와는 달리 대중에게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가 있고 가능성을 주목하고 주위를 환기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아이돌 콘텐츠를 보면 10여 년 전에는 섹시 콘셉트였지만 지금의 트렌드는 그렇지만은 않다. 요즘 친구들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펼치고 싶은 캐릭터는 이런 거구나를 느꼈다. 오디션 제작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어린 세대가 더 많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1년 넘게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기획하면서 불운한 선택인지 모르겠지만 여자인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재능을 많이 보였다. 다음 시즌에서 보이그룹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걸그룹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여러 요인으로 우려를 표해주신 분들에 대해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논란이 되고 참가자들을 위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성 시기나 내용에 대해 더 엄밀히, 엄중하게 바라보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MBN의 방영 재검토에 대해 제작사 또한 동의했다. 강행은 사실과 다르고 참가자들이 사실과 다른 프레임으로 연결돼 소비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논란이 됐던 '참가자 바코드' 이미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서 대표는 화면에 사진 한 장을 띄우며 해당 사진은 학생증 콘셉트일 뿐, 성 상품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바코드를 성적인 걸로 환치하는 부분에 대해서 놀랐다. 학생증을 가지고 9세 여아의 성매매, 성적인 무엇으로 이야기하시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이미지를 디자인한 사람이 3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남자가 하지 않는다. 여성 노동자들이 90%다. 그분들이 성인지가 바닥일 거라 생각하는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분들을 낮게 보시는 거라 생각한다. 디자인부터 편집, 의상 모든 것들을 여성들이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용 PD는 이번 '성 상품화 논란'과 관련해 "현장에서 연출을 하는 사람으로서 진짜 놀랐다. 저조차도 이 어린 아이들이 이 정도 춤과 노래 실력을 갖춘 것도 처음 알았고, 이 아이들의 SNS를 들어가보니 이미 많은 춤 영상들이 있었고 그런 게 알파 세대에게는 익숙하더라. 무대를 하는데 당당하다. 붙을지 안 붙을지 조마조마하기보다는 나의 무대가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 내 춤이 어느 정도인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저도 보면서 느꼈다. 라운드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빨리빨리 흡수하는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구나. 어떻게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를 매일 같이 고민하고 있다. 보시는 분들도 그 감동을 보면서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현재 참가자들과 보호자들은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닌데 왜 그렇게 보고 있냐'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작진도 100% 시청자의 마음을 예상하고 갈 수는 없고, 논란이 있을 때 빠르게 대처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어린 친구들이 미디어에 소개되는 부분에 대해서 미비한 점이 없는지 다시 한번 수고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방송 시기와 관련 "방송을 강행한다기보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조합해 사전 녹화분을 편집하고 있다. MBN에서도 보여드리는 것처럼 지금까지 녹화된 모든 부분을 편집하고 심의를 조정하고 방송 날짜를 조정하고 있다"며 "막 강대강으로 '31일 아니면 안 돼'라면서 진행한 것은 아니다. 언제 방영될지는 보시기에 불편하지 않은 지점을 찾아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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