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4회말 1사 1, 2루 구자욱이 3점 홈런을 치고 들어와 관중석을 향해 기념 인형을 던지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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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쯤 되면 상대 팀 투수들로선 충격과 공포다.
타격 사이클을 끌어올리는 시기인 시즌 극 초반. 삼성 라이온즈 타선이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비록 단 3경기지만 거침 없이 홈런포를 앞세워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 하고 있다.
팀 타율 0.398, 45안타, 10홈런, 38득점, 36타점, 장타율 0.735, 출루율 0.470, OPS 1.205. 3경기 모두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꼬박꼬박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 당 평균 득점이 무려 12.7점에 달한다. 투수들이 10점 이내로만 막으면 이긴다.
상대 투수들은 죽을 맛이다. 홈런 잘 터지는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의 함성 속에 가둬놓고 집단 린치를 하는 꼴.
숨 돌릴 여유가 없다. 실투는 용납이 안된다. 삼성 라인업에 김지찬 류지혁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다 담장을 넘길 파워맨들이다. 심지어 지난해 22홈런의 거포 이성규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데도 이 정도다.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 박병호까지 무려 4명이 벌써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김헌곤 이재현도 손맛을 봤다. 칠 만한 데 아직 홈런 신고를 못한 선수는 강민호 정도 뿐이다. 백업에 윤정빈과 전병우도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히터다.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4회말 무사 류지혁이 종아리에 사구를 맞자 박진만 감독이 나와 상태를 살피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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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1회말 무사 선두타자 김지찬이 3루타를 친 후 축하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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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2회말 2사 1, 2루 이재현이 스리런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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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라이온즈파크는 올시즌 가장 가고 싶지 않은 지옥의 원정길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 홈런이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주말은 물론 평일조차 관중석을 거의 다 메운 채 쏟아내는 삼성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열기 속에 '멘붕'이 오기 십상이다.
실제 '라팍 공포' 속 심리적 위축으로 평소 같은 정상적인 피칭을 못해 무너진 케이스도 벌써 나왔다.
22일 라팍에서 열린 삼성과의 개막전에 등판한 키움 새 좌완 외인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은 "지나친 긴장" 탓에 와르르 무너진 케이스. 3이닝 만에 8안타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에이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며 팀도 5대13으로 패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로젠버그 투수가 시범 경기 때 좋길래 어떻게든 투구수라도 최대한 늘려 가급적 빨리 내려보내고 불펜진을 공략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었다. 우리가 잘 쳐서 일찍 내려갈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을 못 했다"고 털어놓았다.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삼성 이진영 코치가 타자를 격려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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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도 "라이온즈파크 개막전이라 그런지 더 긴장한 것 같더라. '어떤 구종을 구사했는지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신구 조화 속에 가공할 타선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삼성.
핵심 선발 원태인도, 데니 레예스도 불펜 필승조 오승환도 없는 개막 첫 턴이지만 무시무시한 타선의 힘으로 수월하게 연승을 달리고 있다.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6회말 2사 만루 김영웅이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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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삼성전. 8회말 1사 박병호가 솔로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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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3경기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5.67로 6위. 경기당 6점 가까이 내주는 셈이지만, 두배인 12점을 넘게 뽑아내니 불펜진에 조차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손쉽게 승리한다.
타선의 힘으로 이룬 삼성의 개막 3연승은 무려 17년 만에 달성한 희귀 기록이다.
삼성 지난 2008년 3월29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KIA전 부터 같은 해 4월3일 잠실 LG전까지 5연승을 달린 바 있다.
주목할 점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2011년~2014년 최 전성기 왕조시절에 조차 못해본 개막 3연승 기록이란 점이다.
지난 22일 키움과의 개막전 승리는 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첫 개막전 승리이자,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삼성이 거둔 홈 개막전 승리였다.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오듯 '암흑기'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고 '왕조시대'의 꽃망울이 피어나기 직전의 희망적 조짐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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