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대표팀 지휘봉을 놓게 된 벤투 감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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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아랍에미리트(UAE)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UAE 축구협회는 2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3년 7월부터 3년간 UAE 대표팀을 이끌기로 했던 벤투 감독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벤투 감독 체제의 UAE는 2024년 초에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지도자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고 16강 무대를 밟는 성과를 낸 덕분이다. 이후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카타르 월드컵까지 약 4년 4개월 동안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벤투 감독은 단일 임기 기준 한국의 최장수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벤투 감독의 경질 사유는 '성적 부진'으로 보인다. UAE는 현재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UAE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에서 승점 13(4승 1무 3패)으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1, 2위에만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아시아 3차 예선은 이제 오는 6월 열리는 2연전(9, 10차전)만 남겨뒀다. A조 2위는 우즈베키스탄(5승2무1패·승점 17)이다.

벤투 감독의 경질 발표는 이날 UAE가 북한을 2-1로 제압해 이란과 2-2로 비긴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4 차이로 따라붙은 시점에 나왔다. UAE 축구협회는 3차 예선 9, 10차전을 모두 이긴다고 해도 2위 우즈벡을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찌감치 새 감독을 선임해 '새판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벤투 감독은 갑작스러운 경질 통보를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APTN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북한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긴 건 우리에게 의미가 크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휴식을 취한 뒤 최선을 다해 다음 소집을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이어 "가끔 승리할 때 경기 흐름, 경기력 등을 분석하는 작업을 잊게 된다. 승리와 결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인데, 나에게는 결과를 내는 방식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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