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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왜 안 해" 몇 십 억 기부했는데…강요에 악플까지, 이게 맞나요 [TEN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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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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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북, 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연예인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들의 기부를 통해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고 있는 상황 속 일부 대중들의 지나친 반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규모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수많은 연예인이 기부 소식을 전했다. 26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가수 아이유는 '불 피해 지원'과 '재난 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처우 및 인식 개선'을 위해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기부했다. 안동 출신 가수 영탁도 산불 피해 이재민과 구호 활동을 위해 1억원을 지원했고. 그룹 세븐틴은 10억원, 아이브는 2억원, 가수 겸 배우 이준호도 1억원을 기부하면서 온정을 나눴다.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에 팬들 역시 기부에 동참하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기부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정 연예인을 비난하는 일부 누리꾼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SNS에서는 "기부 안 하는 연예인들은 뭐 하냐"면서 여기 해당하는 연예인의 목록을 만들고, 심지어 기부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SNS를 찾아가 악플을 다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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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를 한 연예인에 대해서도 "그렇게 많이 벌면서 고작 이 금액이냐"며 조롱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연예인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기부라는 선행의 의미 자체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인의 기부 문화를 좋게 보는 이들도 대부분 "기부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연예인의 기부를 도덕적 의무로 여기고 이를 기준으로 연예인을 평가하고 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방송 팬은 "연예인들은 '기부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라며 "선행이 강요되는 순간, 기부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보여주기식 기부로 변질될 우려가 커진다"고 했다.

기부를 했지만 이를 알리지 않은 연예인들도 많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했을 당시, 배우 현빈이 팬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편지를 올려 악플 세례를 받았다. 이들은 "편지만 쓰고 기부는 안 하냐"며 "편지로 하는 '말뿐인 위로'는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후 현빈이 2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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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은 연예인도 있다. 이시언 역시 2020년 코로나19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1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을 밝혔지만, 기부 액수가 턱없이 적다는 이유로 악플을 받았다.

기부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행동이어야 한다. 액수가 많든 적든 중요한 것은 남을 돕겠다는 마음이다. 또한 기부는 공개적으로 알리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도 있고, 조용히 실천하며 내면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방식도 있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며 어느 쪽이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관심과 지원이다. 현재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생활 터전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부액을 비교하거나 연예인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조롱하는 것보다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때다. 지금은 연예인들의 기부 행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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