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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대전, 권수연 기자) "대전에서 축포를 막아서 기분이 좋고요" 2년 전 드라마를 재현할 수도 있는 상황.

정관장의 맞불승을 조율한 주전세터 염혜선은 또 다시 미소지었다.

정관장은 6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25-20, 24-26, 36-34, 22-25, 15-12)로 돌려세웠다.

메가가 성치 않은 무릎 상태에도 38득점으로 대포를 쏘았고, 부키리치 역시 28득점으로 팀 승리에 공을 보탰다. 공격수들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은 염혜선의 감각적인 조율이 경기 승부를 갈랐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염혜선이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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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염혜선은 3차전에서도 갑작스레 찾아온 다리 통증을 부여잡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면서 "체력 훈련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악역을 자처했지만 이제는 주인공의 꿈을 꾼다. 고희진 감독 역시 이 날 4차전을 이기고 돌아와 "염혜선의 속공이 좋았다"며 "누가 그렇게 속공을 활용할 줄 알았겠는가? 혜선이는 항상 상대 연구를 하고 들어온다. 우리는 혜선이 덕분에 5차전을 가는 것"이라고 엄지를 올렸다.

염혜선은 경기 후 다시 한번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그는 "대전서 (흥국생명의) 축포를 막아서 기분이 좋다"며 "이제 동등한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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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승리는 극적이다. 1세트를 따온 뒤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줬다. 3세트도 30점이 넘는 듀스로 치닫는 등 만만찮았다. 이에 대해 염혜선은 우스개 소리로 "5세트를 참 좋아하나 보더라"며 "지난번 경기도 5세트에 가서 충분히 이겼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 날 메가와 부키리치 등 쌍포 외에도 염혜선은 중앙옵션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정호영이 속공으로 4득점을 뽑았고 박은진 또한 3득점을 보탰다. 이는 고희진 감독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고.

염혜선은 "제가 나름대로 영상을 보는데 (흥국생명이) 미리 블로킹을 가는 경향이 있었다. 메가와 부키리치의 공격력이 워낙 좋아서 절대 원블로킹으로 막을 수 없다. 또 정호영과 박은진이 오늘 득점이 좋았다. 리시브가 잘 됐을 때 득점을 잘 내주길래 활용했는데 그게 통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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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5세트에서 상대 리베로인 신연경을 겨눈 목적타였다. 다소 모험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대해 염혜선은 "그 이전 세트에 (정)윤주에게로 너무 서브가 가려다보니 아웃이 좀 나왔다. 그래서 둘이 붙어있는데 그 사이나, 좀 짧게 떨어지도록 컨트롤했는데 그게 잘 먹혔다"고 답했다.

사실 정관장의 상황은 이전까지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3차전을 이겼다지만 여전히 흥국생명은 우승까지 한 발만을 남겨둔, 한 마디로 동기부여가 충분한 상황이었다. 반면 정관장은 "허무한 경기만 하지 말자"를 목표로 삼을 정도였지만 오히려 리듬을 훨씬 잘 탔다.

이런 상황에 '선수들끼리 주고받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염혜선은 "암묵적으로 홈 경기다보니 축포를 여기서는 터뜨리지 말자고 얘기했다"며 "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생각했다. 일단은 선수들 모두 지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다 보였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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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악역'에 대한 마인드 또한 이제 서서히 바뀌어간다.

이에 대해 다시 묻자 염혜선은 "어쩌면 주인공은 이제 우리일 수도 있겠다"며 "악역이 악역으로 끝나지 않고 주인공으로 변할 수도 있다"며 미소지었다.

2024-25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되는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오는 8일 오후 7시에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 KOVO,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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