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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악연 끊고 환희의 눈물 쏟았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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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서 로즈 꺾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11번째 도전 만에 4대 메이저 모두 석권

타이거 우즈 이어 25년 만의 6번째 대기록

“그동안의 노력과 아쉬운 순간들 보상받아”

로리 매킬로이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 성공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그린에 꿇어 앉아 포효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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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18번홀(파4)에서 진행된 마스터스 최종일 연장 첫 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보기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버디를 낚으며 희비가 엇갈린 홀이었다. 이 홀에서 1.5m 파퍼트를 실패해 연장전으로 끌려간 매킬로이는 눈에 띄게 굳은 표정이었다. 125야드 세컨드샷을 핀 1m에 붙인 매킬로이는 로즈의 버디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빗나가는 걸 본 후 침착하게 어드레스한 후 퍼트를 밀었다. 공이 홀컵에 떨어지자 벼락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매킬로이는 두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그린에 엎드려 한참을 오열했다. 17번째 도전만의 마스터스 첫 우승, 11번째 시도 끝에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었다.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1타를 잃었다. 매킬로이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로즈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으며 파에 그친 로즈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420만달러(약 60억원).

이로써 매킬로이는 PGA 투어 4대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 중 US오픈(2011년), PGA 챔피언십(2012, 2014년), 디오픈(2014년)을 제패했고 11년 만에 ‘명인열전’ 마스터스 무대에서 메이저 우승을 보탰다. 올시즌 3승째이자 투어 통산 29승째다. 메이저 승수는 5승으로 늘렸다.

PGA 투어 사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골퍼는 매킬로이가 6번째다. 진 사라센(미국·1935년), 벤 호건(미국·1953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1965년), 잭 니클라우스(미국·1966년), 타이거 우즈(미국·2000년)에 이어 25년 만에 매킬로이가 위업을 이었다.

매킬로이는 우승을 확정한 후 오랫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마스터스 갤러리인 패트런도 그의 가족과 지인도, 수많은 골프팬들도 그의 오랜 도전과 성취에 경의를 표했다. PGA 투어는 공식 SNS에 “그가 해냈다”(He did it.)며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축하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그린 재킷을 입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뒤는 마스터스 전통에 따라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지난해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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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프로 데뷔한 매킬로이는 2014년 4대 메이저 가운데 3개를 석권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손에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천하의 매킬로이도 마스터스에만 오면 작아졌다. 2011년엔 3라운드까지 4타차 단독선두를 달리다 최종라운드 후반 난조에 빠지며 80타를 기록, 공동 15위로 떨어졌다. 2018년에도 챔피언조에서 오버파 스코어로 패트릭 리드(미국)에게 우승을 내줬고, 2022년엔 마지막날 8언더파를 몰아쳤으나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마스터스 악연에 흔들리면서 메이저 우승 소식도 2014년 디오픈에서 끊겼다.

올해는 달랐다. 시즌 초부터 2승을 몰아치며 어느해보다 마스터스 우승에 근접했다는 평가와 자신감이 생겼다. 대회 2주 전 오거스타 코스를 꼼꼼히 돌아보며 우승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집념을 보여줬다. 마스터스 최다 우승자(6회) 잭 니클라우스와 게리 플레이어 등 전설들도 올해는 매킬로이가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니클라우스가 매킬로이에게 필요한 단 하나는 “절제력(discipline)”이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는데, 이번 대회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더블보기를 4개나 쏟아내고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그린재킷을 입었다.

매킬로이는 “정말 내게도 (우승하는) 그 순간이 올까 하는 의문으로 출발했다. 지금 이렇게 ‘마스터스 챔피언’으로 불릴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고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동안의 모든 노력과 아쉬움을 보상해주는 순간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14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아내 에리카, 딸 포피와 밝은 표정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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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과정은 험난했다. 이날도 몇번이나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1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적어내 챔피언 조에서 경쟁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버디행진을 펼치며 전반서 1타를 줄여 선두를 유지한 매킬로이는 13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다시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14번홀(파4)에서도 타수를 잃었다. 이날만 6타를 줄인 로즈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매킬로이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반등하자, 로즈는 18번홀 롱퍼트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매킬로이는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서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18번홀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1.5m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서 125야드을 남기고 세컨드샷 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새 역사를 장식했다.

로즈는 2017년 마스터스에서도 연장 끝에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패한 아픔을 또다시 재현하며 준우승했다. 패트릭 리드(미국)가 3위(9언더파 279타)로 마쳤고,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4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임성재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5위에 올라 2020년 준우승, 2022년 공동 8위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3번째 톱10에 들었다. 안병훈은 공동 21위(2언더파 286타), 김주형은 공동 52위(9오버파 297타)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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