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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어젠 HOT 정후, 오늘은 COLD 정후', 양키스 3연전에 너무 힘썼나? 이정후 필라델피아 원정서 MLB 데뷔 첫 한 경기 3K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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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번타자 이정후(오른쪽)가 15일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2회 솔로홈런을 친 앞 타자 윌리 아다메스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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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정후(27·SF 자이언츠)의 불방망이가 하루만에 차갑게 식었다.

뉴욕 양키스와의 인터리그 3연전 기간, 4할대 타율에 3홈런 7타점으로 폭발했던 이정후가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3연전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날 이정후는 삼진을 3개나 당했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 삼진 3개를 당한 건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이정후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5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3할5푼2리에서 0.322(59타수 19안타) 출루율(0.394)과 OPS(1.038)도 약간씩 내려갔다.

중심타자 이정후의 침묵 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는 역전승을 거뒀다.

0-3으로 뒤지던 2회초 공격에서 타일러 피츠제럴드의 역전 3점포와 윌리 아다메스의 솔로홈런을 묶어 대거 6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6-4로 추격당한 7회초에 마이크 야스렘스키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승기를 굳혔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오른쪽)가 15일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서 10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팀 동료 아다메스와 기쁜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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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에도 선두타자 피츠제럴드와 후속 야스렘스키의 연속 2루타, 그리고 2사 3루에 터진 매트 채프먼의 내야 적시타로 1점을 보태 10대4로 경기를 끝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무서운 집중력과 장타력을 보여줬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팀 장타율은 무려 0.667이나 됐다. 팀이 뽑아낸 12개의 안타 중에서 7개가 2루타 이상 장타였다. 홈런 3방을 포함해 2루타 3개, 3루타 1개 등이 터졌다.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화력 쇼에서 이정후의 지분은 없었다. 바로 직전 뉴욕 양키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3연전 기간에 팀 타선을 이끌던 '영 리더'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이정후는 양키스 3연전 기간에 0.444(9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 5득점 4안타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0.615를 찍었고, OPS는 무려 2.171이라는 믿기지 않는 수치를 만들었다.

특히 하루 전인 14일 열린 양키스와의 3연전 마지막 날에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까지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며 전국구 스타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필라델피아 전에서는 그 뜨겁던 타격감이 나오지 못했다. 원래 야구가 그런 스포츠다. 항상 잘 칠 수는 없다. A급 타자의 기준이 '3할 타율'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10번의 기회에서 세 번만 안타를 쳐도 A급으로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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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스트라이크 판정도 약간 이상했다.

이정후는 1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왔다. 그런데 1루 주자 아다메스가 견제구에 아웃당하며 갑자기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집중력이 살짝 흔들린 듯 이정후는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몸쪽 93마일 싱커에 반응하지 못한 채 루킹 삼진을 당했다.

2회초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대폭발하며 6점을 뽑아 역전을 성공한 뒤 이정후가 두 번째 타석에 나왔다. 앞 타자 아다메스가 솔로 홈런으로 6점째를 뽑은 뒤였다. 2사에 주자는 없었다. 이정후는 볼카운트 1B1S에서 상대 선발 타이후안 워커가 던진 바깥쪽 스플리터(87.2마일)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2루수 앞으로 굴러가며 아웃됐다.

5회초 1사 후 세 번째 타서에서 다시 워커에게 삼진을 먹었다. 스트라이크 판정이 다소 아쉬웠다. 초구 74.1마일짜리 커브가 바깥쪽으로 들어왔는데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이후 3연속 볼이 들어왔다.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왔다. 이정후가 반응하지 못하며 풀카운트. 이어 6구째 떨어지는 스플리터(87.1마일)에 배트를 휘둘렀지만, 살짝 스치며 삼진 선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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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필라델피아 바뀐 투수 태너 뱅크를 만났다. 좌완 투수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8구까지 가는 긴 승부에 뱅크는 무려 5개의 구종(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싱커)을 구사했다. 그만큼 이정후가 무서운 타자라는 뜻이다. 까다로운 승부를 펼친 결과 이정후는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8구째 낮은 포심에 배트를 헛돌렸다.

뱅크와의 승부는 많은 시사점이 있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특급 경계대상'으로 분류돼 앞으로 계속 까다로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타석이었다.

이정후는 9-4로 앞선 9회초 1사 3루 찬스에서 이날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외야 플라이만 쳐도 타점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 상대 투수는 필라델피아 네 번째 투수 호세 루이스였다.

루이스 역시 변화구 위주로 신중하게 이정후를 상대했다. 초구는 낮은 커브, 볼. 2구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 이후 이정후는 3~5구를 연속으로 파울로 만들었다. 다소 힘이 앞선 스윙이 나왔다.

이어 볼카운트 1B2S에서 6구째에 돌연 96마일짜리 포심이 높게 들어왔다. 이정후가 받아 쳤지만, 2루 땅볼에 그쳤고 3루 주자는 움직이지 못했다. 결국 이정후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출루하지 못했다. 상대 투수들의 까다로운 승부에 이정후가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는 게 이날의 뼈아픈 교훈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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