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32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오는 17일 애스턴 빌라전에선 1시간가량 출전 시간을 늘릴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엔 '선발'로 뛸 수 있을 것이다."

발 부상으로 한 달간 전열에서 이탈한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탈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8경기 만에 부상 복귀를 신고했다. 32분을 소화하며 '발끝'을 예열했다.

무난한 복귀전을 치르면서 영국 지역지 분석대로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 선발 출장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손흥민은 1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EPL 크리스탈 팰리스와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13분 페드로 포로를 대신해 피치를 밟았다.

손흥민이 공식전에 출전한 건 8경기 만이다. 지난달 11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친 이후 EPL 4경기와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 4강전 2경기를 포함한 UEL 3경기를 내리 결장했다.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되며 재활에 전념해왔다.

정상 컨디션은 확실히 아니었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페널티지역 안 왼편을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지난 3월 9일 본머스전 이후 약 두 달만에 득점을 꾀했지만 수비벽에 막혀 무산됐다.

토트넘 캡틴은 이날 볼터치 11회와 슈팅 1개, 패스 성공률 86%를 수확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영국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의 귀환에 스퍼스가 환호했다. 경기 마지막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벼 팀에 긍정적인 뉴스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오는 17일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1시간가량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UEL 결승전엔 선발로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스퍼스의 주장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다. 팀 내 가장 경험이 풍부한 공격수이자 뛰어난 클러치 플레이어인 그가 (건강을 회복한다면) 결승에서 뛰는 건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토트넘은 최근 EPL 무승 행진을 끊지 못했다. 크리스탈 팰리스 주포 에베레치 에제에게 두 골을 헌납하며 안방에서 0-2로 완패했다.

최근 리그 5경기 무승(1무 4패)이다. 누적 승점 38(11승 5무 20패)을 쌓은 토트넘은 EPL 잔류 마지노선인 17위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되는 3팀이 이미 확정된 상황. 토트넘이 2부리그로 떨어질 일은 없지만 런던 빅클럽으로서 강등권 바로 한 칸 위인 17위는 매우 굴욕적인 순위다.

아울러 불명예 기록을 하나 더 썼다. 토트넘은 1992년 EPL 출범 이후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을 '20'으로 경신하게 됐다. 종전 기록은 1993-1994시즌, 2003-2004시즌에 나온 19패였다. 시즌 종료까지 아직 2경기가 남아 최다패 기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전반 8분 크리스털 팰리스가 다니엘 무뇨스 크로스에 이은 이스마일라 사르 오른발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앞서 장필리프 마테타가 오프사이드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득점은 무효가 됐다.

악재를 마주했다. 토트넘은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장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부상으로 전반 19분 만에 마이키 무어와 교체됐다.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 시즌 공식전 10골-10도움을 챙긴 윙어의 이탈이 장기화된다면 UEL 대권 도전에도 커다란 지장을 미칠 요소다.

전반 45분 크리스탈 팰리스가 기어이 '0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무뇨스가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으로 진입해 토트넘 측면을 허문 뒤 중앙으로 컷백을 건넸고 에제가 가볍게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문을 갈랐다.

후반 역시 버거웠다. 이번에도 진영 오른편이 무너져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3분 크리스털 팰리스 역습 상황에서 페페 사르가 박스 안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내준 공을 에제가 다시 한 번 오른발로 차 넣었다.

토트넘은 후반 13분 손흥민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만회 골을 노렸지만 끝내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1분 전 박스 안 왼편을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이어 갔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구단 최다패 경신은 마뜩잖지만 잔여 시즌 방점을 UEL에 찍은 토트넘으로선 주축 공격수이자 캡틴인 손흥민이 복귀했다는 수확을 남겼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L 결승전을 치른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데뷔 꿈을 이룬 후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손흥민이 남은 열흘간 컨디션을 끌어올려 UEL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맨유와 UEL 결승전을 뛰게 된다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 양대 클럽 대항전 결승에 모두 출전한 인물이 된다. 앞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인 2019년 5월 리버풀과 UCL 결승전에 출전한 적이 있다. 당시 모하메드 살라, 디보크 오리기에게 연속골을 헌납하고 0-2로 무릎을 꿇어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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