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외국선수 MVP 4차례 탄 워니, 가족 생각에 은퇴 결심
김선형, 달콤한 우승의 맛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 자밀 워니가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다음 시즌에도 서울 SK의 골 밑을 지킬까.
지난 17일 창원 LG가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서울 SK를 꺾고 구단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하면서 2024-2025시즌도 막을 내렸다.
역대 최소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SK는 먼저 3패를 당해 챔프전 우승 가능성이 일찌감치 희박해졌다.
KBL 역사에서 3패 뒤 4연승으로 우승하는 리버스 스윕(역싹쓸이)을 이룬 팀은 없다.
'0% 확률'에도 포기하지 않은 SK는 3차전 73-48 압승에 이어 4, 5차전 연승으로 투지를 끌어올렸으나 접전 끝에 7차전을 58-62로 패해 통합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워니는 챔프전 7경기에서 평균 16.1점, 10.9리바운드, 3.4어시스트, 1.7블록슛, 1.1스틸을 기록하며 SK의 공수를 지탱했다.
득점·리바운드·블록슛은 팀 내 1위, 어시스트·스틸은 2위였다.
워니가 이같이 코트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터라 SK로서는 그와 동행 여부에 새 시즌 농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 워니 '리바운드' |
2019년부터 SK에서만 뛴 워니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여러 차례 기자회견에서 공언했다.
그간 단호하게 '은퇴하겠다'고 밝혀온 워니가 번복의 여지를 남긴 답변을 내놓은 건 이때가 처음이다.
전성기를 달리는 워니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한 건 가족을 향한 사랑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 워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 가족과 친지 여럿을 한 번에 잃었다. 이후 '인생관'이 바뀐 것 같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되도록 빨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 모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지휘봉을 잡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그는 2022년 스토니브룩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등번호가 영구결번될 정도로 모교의 '전설'이다.
워니로서는 일찍 은퇴하고 지도자로 경력을 전환하는 게 농구와 생계, 명예와 가족을 고르게 챙기는 선택지인 셈이다.
SK 워니 패스는 어디로 |
이제 시즌이 끝난 만큼 선수와 구단 측이 이제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선다.
명목상으로는 계약 조건 협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은퇴와 가족 쪽으로 기울었던 워니의 마음을 돌리는 형태로 대화가 이뤄질 거로 보인다.
개인 사정 파악을 마친 SK는 필사적 자세로 워니를 붙잡고 있다.
워니가 원하는 조건이 있다면 구단이 편의를 봐줄 선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선수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되면 워니의 KBL 6년 여정에도 마침표가 찍힌다.
이 기간 워니는 명실상부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였다.
정규리그 외국선수 최우수선수(MVP)를 네 번이나 수상해 프로농구 초창기 골 밑을 지배한 조니 맥도웰과 귀화선수로 활약했던 라건아(이상 3회)를 넘어 최다 수상자로 KBL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워니는 올 시즌 또 다른 새 역사도 썼다. 라운드 MVP 6개 중 3개를 워니가 거머쥐었다.
2015-2016시즌 라운드 MVP 제도가 생긴 이래 한 시즌에 3차례나 이 상을 받은 건 워니가 처음이다.
24-25 프로농구 외국선수 MVP는 서울 SK 자밀 워니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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