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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MLB 메이저리그

    MLB에서나 보던 장면이… ‘김도영 vs 안현민’ 거대한 충돌, 그냥 흐뭇해서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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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야구는 타 스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격 조건에서 자유롭다. 키가 조금 작아도, 덩치가 조금 커도 각자의 임무에 맡게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야구 선수 이전에 운동 선수이기에, 결국 운동 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덩치가 커서 둔해 보이는 선수도 막상 뛰어 보면 굉장히 좋은 ‘운동 선수’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운동 능력은 단연 김도영(22·KIA)의 타이틀이었다. 빨리 뛰고,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겉에서 보면 다소 호리호리한 체형이지만 근육량이 엄청나고, 자신이 가진 힘과 스피드를 폭발시킬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 김도영은 지난해 38개의 홈런과 4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국내 선수 첫 40-40 클럽에 도전하기도 했다. 부상만 없다면 매년 30-30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호평을 모은다.

    그런데 올해 김도영의 운동 능력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등장했다. kt의 ‘터미네이터’라고 불리는 안현민(22)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해 kt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은 안현민 역시 겉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큰 덩치는 아니다. 그러나 뼛속부터 근육맨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동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타구를 날리는 선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동갑내기 동기생인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몸의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도 그 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뽑아냈다. 타이밍이 약간 늦었는데도 타구 속도가 시속 16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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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회에는 엄청나게 빠른 총알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2-0으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바뀐 투수 윤중현의 5구째 포크볼을 잡아 당겨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었다. 맞는 순간 모두가 안타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느낌만 그런 게 아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레이더에 시속 186.8㎞라는 미친 속도가 찍혀 나왔다.

    그런데 이렇게 안현민이 힘 자랑을 하는 순간, 누군가는 민첩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KIA 3루수 김도영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도 아닌 찰나의 시간에 지나가는 이 타구를, 김도영은 집중력과 민첩성으로 몸을 날려 건져 냈다. 마치 공이 글러브를 찢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림 같은 포구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식상한 문구지만 잘 치고, 잘 잡았다.

    결과야 김도영과 KIA가 웃었지만 kt도 안현민의 능력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었고, KIA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도영의 신체 능력이 건재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치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총알 타구와 하이라이트 수비 필름은, 경기가 끝났을 때 짙은 여운으로 남았다. 양팀 팬 모두가 아쉬움 없이 흐뭇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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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민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348, 7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4를 기록하며 kt의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농담 삼아 ‘요즘 안현민 아니면 할 이야기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단순히 장타만 치는 게 아니라 적지 않은 4사구도 얻어내 출루율은 0.430에 이른다. 외야 수비도 제법이다. 경험이 더 쌓이면 공·수 모두에서 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툴 자체는 ‘MVP 포텐셜’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미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도영도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보다 수비에서의 움직임이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졌다. 시즌 전 스스로의 자신감 그대로다. 실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더 경쾌해지고, 과감해지고, 송구 강도도 좋아졌다. 공·수 모두에서 MVP 자격을 증명하겠다는 각오 그대로다. KBO에 이런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든 나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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