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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타자라고 해도 4번에 두는 것과 1번에 두는 것은 162경기 전체를 따지면 몇십 타석의 차이가 날 수 있다. 생산성 좋은 타자를 굳이 놀릴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LA 다저스의 경우는 오타니 쇼헤이가 1번을 치고, 무키 베츠가 2번을 친다. 다른 팀들도 1번까지는 아니어도 최고 타자를 2번에 놓고 있다. 트렌드의 변화다.
아무래도 하위 타선으로 갈수록 경기 타석 수는 줄어든다. 가장 끝머리에 위치하는 9번이라면 더 그렇다. 타순이 고정된 경우라면 타석 수가 가장 적을 수밖에 없다. 하루에 네 타석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두 타석 정도 치고 경기 후반에 대타나 대주자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9번 타자로 나서 하루에 5번 출루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것을 김혜성(26·LA 다저스)은 올해 벌써 두 번이나 해냈다. 영입 당시, 아니 메이저리그 콜업 당시까지만 해도 김혜성의 공격력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을 법한 LA 다저스의 눈이 확 달라지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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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동안 선발 출전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던 김혜성은 1일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선발 9번 유격수로 출전, 시즌 2호 홈런과 2루타 1개를 더하는 등 4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또 5출루 경기를 했다. 이날 김혜성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하는 등 전국 중계된 이 경기에서 대단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 LA 다저스에서 5출루 이상 경기를 두 번이나 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오타니 쇼헤이나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과 같은 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들도 5출루 경기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 김혜성의 이 기록이 의미가 있는 것은 9번 타순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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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선발 9번 타순 5출루 이상 경기’를 한 시즌 두 번이나 한 경우가 거의 없다. 올해 김혜성과 카슨 켈리(시카고 컵스·2회)까지 역대 5번 밖에 없었다. 1951년 멜 파넬(보스턴), 1987년 제리 브라운(텍사스), 2006년 윌리 블룸퀴스트(시애틀)가 이 기록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기록은 모두 두 차례다.
앞선 세 차례가 모두 아메리칸리그에서 나온 것은 제도와 연관이 있다. 지금이야 양대리그 모두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었다. 9번은 주로 투수 타석이었고, 당연히 투수가 5타석에 들어서는 경우는 있을까 말까한 일이었다. 그만큼 김혜성의 기록은 특이한 지점이 있다.
김혜성은 올 시즌 선발 출전할 때는 주로 9번 타순에 들어서고 있다. 일단 나가면 오타니가 뒤에서 버틴다. 김혜성은 발이 빠르고, 오타니는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인 만큼 득점 공식이 생긴다. 실제 올해 5번 이 공식이 발동됐다. 앞으로도 9번 타순에 자주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 9번에서 5출루 경기는 하고 싶다고 해서, 혹은 전 타석 출루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포의 9번 타자로 성장 중인 김혜성이 ‘미친 경기’를 한 번 더 해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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