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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MLB 메이저리그

    이정후 미스터리… 이건 MLB 3등인데, 왜 타율은 폭락? 인생의 첫 수모 피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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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론적으로 투수에게 가장 좋은 이벤트는 헛스윙 유도, 반대로 타자에게 가장 좋지 않은 이벤트는 헛스윙이다. 타구가 인플레이되면 운이라도 바랄 수 있는데, 헛스윙을 하면 그 운조차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헛스윙 비율은 타자를 평가하는 하나의 지표이자, 향후 성적을 예측하는 선행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는 리그에서 가장 헛스윙이 적은 선수 중 하나다. 24일(한국시간) 현재 이정후의 시즌 헛스윙 비율은 13.2%에 불과하다. 리그 상위 4% 수준이다. 일단 배트가 나가면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콘택트 능력은 이정후가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의 타격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던 하나의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최근에도 헛스윙 자체는 적다. 이정후는 최근 100번의 스윙에서 단 8번의 헛스윙만 했다. 비율로 따지면 8%로 시즌 평균보다도 낮다. 개인의 최근 100차례 스윙을 기준으로 이정후보다 덜 헛스윙한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딱 두 명이다. 리그 최고의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최근 100회 스윙 중 4회 헛스윙), 그리고 재비어 에드워즈(마이애미·100회 중 7회)가 전부다.

    헛스윙 적다는 것은 루킹 삼진이 많지 않은 이상 일단 인플레이타구가 많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안타는 나오게 되어 있다. 실제 아라에스의 최근 7경기 타율은 0.323, 에드워즈의 최근 7경기 타율은 0.333으로 자신들의 시즌 평균보다 높다. 반대로 이정후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0.074(27타수 2안타)의 극심한 부진이다. 최근 15경기로 범위를 넓혀 봐도 타율은 0.173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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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이 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정후는 5월 일정이 끝나는 시점까지 타율 0.277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초반 좋았던 타격 사이클이 끝나고 3할 타율이 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 수준에서는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6월 타율이 0.161에 그치는 와중에 시즌 타율이 0.252까지 떨어졌다. 이는 오히려 지난해(.262)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시즌 초반에 벌었던 점수를 거의 다 까먹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정후의 개인 경력에서 월간 타율이 1할대에 머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이는 있겠지만, 이렇게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잘 기억 나지 않는 선수다. 3~4경기 침묵하는 시기는 있어도 10경기 이상 타격 사이클을 반등시키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안타 하나씩은 치며 타율은 유지하는 적이 더 많았다. 이정후로서도 당황스러울 법하다.

    근래 경기에서도 일단 타구를 인플레이 시키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의 수비 범위에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타구도 있다. 이정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수비 시프트도 굉장히 정교해지는 느낌이다. 꽤 빠른 타구가 나갔는데 그 자리에 수비수가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운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타구의 방향성도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앞으로도 수비 시프트는 계속 이정후를 괴롭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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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이 낮은 것도 있으나 잘 맞은 타구를 많이 만들다보면 BABIP는 계속 오르게 되어 있다. 일단 내야를 벗어나는 강한 타구를 계속 만들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에 비해 하드히트(95마일 이상 타구)가 줄어들었고, 그 결과 배럴 타구 비율도 3.9%까지 떨어져 이제는 리그 최하위권이다. 지난해보다 잡아당기는 타구 비율(33.6→40.2%)이 높아지다 보니 수비 시프트가 우측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좌측 방향의 안타가 조금 더 자주 나온다면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홈런 타자가 아닌 이정후로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안타가 나오는 게 이상적이다.

    샌프란시스코 벤치도 이정후에게 휴식을 주고, 또 타순도 여러 곳에 배치해보는 등 이정후의 부담감을 줄이고, 경기력을 되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은 만큼 그렇게 급할 이유는 없다. 다시 시즌을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정후는 25일부터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3연전을 치른다. 타율을 떠나 실마리를 찾는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첫 월간 타율 1할대의 수모를 피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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