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30위 내 북한 선수 파악…경기력 비슷한 종목 선별
폐지한 남북체육교류위원회 기능, 국제위원회서 대신 담당
남북 합동훈련 후 기념사진 찍는 탁구 남자 대표 선수들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가 새 정부의 대북 화해 기조와 맞물려 남북 체육 교류가 활성화할 것에 대비한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
8일 체육 경기단체에 따르면 체육회는 최근 종목별 협회에 공문을 보내 '세계랭킹 30위 안에 들어있는 북한 선수들의 명단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보조를 맞춘 체육회가 남북 체육 교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남북 합동훈련이 가능한 종목을 확인해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체육회는 북한이 꾸준하게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등 좋은 경기력을 갖춰 남북 합동훈련으로 양쪽이 '시너지 효과'를 낼 종목을 사전 조사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남북 선수단이 동반 출전하는 국제대회가 임박한 탁구 종목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만리장성을 허물고 우승 쾌거를 이뤘던 '원조 남북 단일팀' 종목이다.
'원조 남북 단일팀' 탁구의 현정화(오른쪽)와 북한 이분희 |
한국 탁구는 2018년에도 남북 정상회담 직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8강 대결이 예정됐던 북한과 경기하지 않고 대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나란히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한반도기 함께 든 여자탁구 남북 단일팀 |
남북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인도 현지 훈련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보인다.
남북 탁구는 2018년 12월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때 합동훈련을 진행했고, 남북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에선 장우진(세아)과 북한의 차효심이 깜짝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장우진-차효심,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 합작 |
체육회는 이와 함께 지난 4월 조직 개편 과정에서 폐지했던 남북체육교류위원회 기능을 살리는 걸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남북체육교류위는 윤석열 정부 시절 남북 관계 경색과 코로나19 여파로 교류가 전면 중단되면서 제 기능을 못 해 체육회가 위원회를 31개에서 23개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폐지됐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남북 단일팀 구성과 국제대회 남북 공동입장 등 체육 교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체육회 관계자는 "남북체육교류위원회 기능을 복원할지 여부는 문체부와 협의를 거쳐 필요시 규정 개정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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