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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인터뷰②]`스토브리그` 박소진 "남궁민과 대등한 에너지 보여주기 쉽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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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스토브리그'에서 김영채 역을 열연한 배우 박소진이 백승수 단장 역의 남궁민과의 호흡을 떠올렸다. 제공|눈컴퍼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박소진(34)은 14일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열혈 스포츠 아나운서 김영채 역을 열연했다. 김영채는 극중 드림즈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과 대립각을 세우거나, 예리하게 코너로 몰기도 했으나 드림즈에 대한 백 단장의 진심을 안 뒤에는 드림즈를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배우 전향 후 처음 만난 드라마에서 ’대상배우’ 남궁민과 호흡을 맞춘 과정은 어땠을까.

"처음 촬영 갔을 때, 감독님께선 ’백승수와 에너지가 비등비등해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대부분 야구 팀들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니까, 단장님을 대하는 태도가 있잖아요. 단장님이니까 존중하는 면이 있지만, 에너지는 비슷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죠."

쉽지 않은 주문이었다. 박소진은 "무작정 세게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고민이 있었는데, 남궁민 선배님께서 ’이런 식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몇 번씩 리허설을 시도해주시면서, 중간을 찾아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궁민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승수 단장이라는 캐릭터 자체로도 쉽지 않은 상대지만, 연기적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말도 못 하기 때문. 박소진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런데 거기 집착하면, 오히려 잘 못했을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그런 (연기적인) 에너지의 비등비등함이 아니라 캐릭터의 에너지를 더 생각했어요. 내가, 영채가 무엇을 정말 말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게 뚜렷할수록, 강하게 느껴지고, 캐릭터가 보여주는 에너지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백승수라는 캐릭터가 아닌, 남궁민이라는 배우가 전달해 준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말 좋으신 선배님이었어요. 대사를 하면서 선배님이 배려하고, 고려하고 계심이 느껴졌죠. 그렇다고 평소에 막 대놓고 스윗 이런 건 아니지만, 되게 마음으로 잘 보듬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죠."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는 마지막회 대본에 전 배우의 이름을 거론한 감사편지를 남겨 배우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이 작가의 특별한 메시지에 대해 묻자 박소진은 "너무 소중해서, 이런 경험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캡처했다"고 반색하면서 휴대전화를 주섬주섬 꺼내 작가의 메시지를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박소진 배우님, 배우님의 등장 첫 대사부터 느껴지는 노력의 흔적이 멋졌습니다. 고민과 고생을 거친 배우님을 계속 응원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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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소진은 '스토브리그'와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를 통해 연기에 푹 빠졌다고 밝혔다. 제공|눈컴퍼니


걸그룹으로 시작된 연예계 생활이지만 기실 연기는, 박소진의 오랜 꿈이었다. "가수 오디션을 보기 전에도 연기자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는 박소진인데, 연예계에서 만난 ’제2의 길’인 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건 의외로 그리 오래진 않은 일이란다.

"일단 너무도 원하던 가수의 꿈을 이뤘고, 걸스데이 활동이 너무 바빴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스물일곱여덟살쯤부터는 ’아, 지금부턴 다시 오디션도 보고 시작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그 때의 마음은 ’연기가 하고 싶다’, ’나도 잘하고 싶다’ 정도였던 것 같아요. 물론 그 당시에는 그 마음이 작지 않아고 느끼지만 지금의 마음에 비하면 너무나 귀여웠죠(웃음)."

’스토브리그’와 더불어 이달 초 개막한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얘기좀 할까’를 병행하며 연기에 24시간을 ’몰빵’한 박소진은 현재, 완벽한 ’연기 홀릭’ 상태다.

"너무 재미있어요. 매일 연기한다는 게 행복하고 좋아서, 연기 관련 스터디가 끝나거나 공연이 끝나거나 했을 땐 그 좋음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그 모습에 매니저가 웃을 정도죠. 이런 열정이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해요. 너무 감사한 일이죠. 마음의 열정이라는 게, 쉽사리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수를 꿈꿀 때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너무 컸는데 정작 가수 생활을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생기면서, 내 인생이 그냥 사는 것이 목표가 되면 어쩌나 두려울 때가 있었어요. 그랬는데, 첫 연극을 하고서 열정이 확 폭발한 거였죠."

그는 "다시는 없을 줄 알았던, 음악을 할 때보다도 더 큰 불꽃이 생긴 게 너무 감사하다. 너무나 강렬하다. 이 마음이 오래 식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혹자는 ’인생드라마’라 꼽을 정도로 시청자에게 명작임을 인정받은 ’스토브리그’. 이 드라마는 박소진에게 어떤 마음가짐을 남겼을까.

"음... 모르겠어요. 사실 어떤 마음가짐을 말한다는 게. 신인가수일 때도 비슷한 질문에 어떤 답을 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어이쿠’ 하는 게 있거든요.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그냥 저는 끊임없이 알아가고 싶은 게 많은 배우이고 싶어요. 연기도 예술의 일부니까 변화가 분명히 있을테고, 다만 분명히 내가 더 알아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굳어 있지 않기를 감히 바랍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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