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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송재익 아나운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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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원정 경기 중계 도중 당시 한국 대표팀 수비수 이민성이 역전골을 넣자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뿌렸던 명 스포츠캐스터 송재익 아나운서가 별세했다.

18일 유족에 따르면 송 아나운서는 18일 오전 5시께 충남 당진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만 82세.

송 아나운서는 지난해 4월께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아나운서는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 초기엔 복싱 중계를 맡았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고 김득구(1956∼1982) 선수의 마지막 경기였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위성으로 받아 서울 스튜디오에서 중계했다.

그 인연으로 김득구 추모 영화('챔피언')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매 대회 출전하면서 축구 중계로 유명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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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아나운서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중계 마이크를 잡았다.

특히 지난 1997년 가을에 열렸던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캐스터-해설가 콤비'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당시 일주일 단위로 최종예선이 벌어졌는데 마침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3차전에서 송 아나운서와 신 교수가 짝을 이뤘고, 한국이 선제골 내준 뒤 서정원의 동점포와 이민성의 역전 결승골이 터지면서 송 아나운서의 어록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이민성이 역전 결승포를 터트렸을 때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했던 송 아나운서의 멘트는 지금도 한일전에서 한국이 승리할 때면 스포츠 팬들이 단골로 떠올리는 표현이 됐다.

송 아나운서는 지난 2020년 12월30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이민성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 머리에 떠올린 게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려 보자 싶었다. 후지산이 보였다. 그때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라며 "일본 신문에 '한국 아나운서가 후지산을 무너뜨렸다'라고 났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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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아나운서는 스포츠캐스터의 상품화 시대를 연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다.

1999년 2월 MBC에서 명예퇴직한 뒤 2000년 SBS 스포츠채널 이직, 마침 2001년 SBS로 옮긴 신 교수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지상파 SBS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2014년 채널A 여자복싱 중계를 맡기도 했던 송 아나운서는 2019년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직영으로 K리그2를 중계하면서 현장에 복귀했다. 2020년 11월21일 K리그2 27라운드 서울 이랜드-전남 드래곤즈전까지 78세 나이로 '현역 최고령 스포츠 캐스터'로 활약했다.

2020년 현장에서 완전히 물러난 뒤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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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딸 송소담·아들 송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조문은 19일부터)이며, 발인은 21일이다.

한편, 그의 단짝이었던 신 교수는 송 아나운서가 별세한 18일 "많은 분들과 호흡을 맞춰왔지만 가장 준비를 잘 하시고 프로페셔널하셨던 분"이라고 추억했다.

사진=연합뉴스 / tvN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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